[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뜻하지 않게 양팀이 연속된 사구를 주고받았고, 더그아웃 분위기가 과열됐다. 급기야 양팀이 주심을 사이에 두고 대립한 끝에 사령탑이 그라운드에서 조우하기까지 했다.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의 얼굴은 어둡지 않았다. 그는 전날 3회말이 끝난 뒤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대해 "감정대립이 길어질까봐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나갔다"고 설명했다.
"사구를 맞은 다음 우리 코치가 좀 자극적인 말을 했다. 그래서 오지환도 자극적인 말로 어필을 했고, 주심이 양쪽에 주의를 줬다. 서로 감정이 격해져 일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 감독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감독끼리 이야기를 하면 마무리가 될 테니까."
김 감독은 "류지현 감독은 (나오자마자)'일부러 (사구를)던진 게 아니다'라고 하더라. 나도 그걸 이야기하려던 게 아니다. 투수가 모자 벗고 우리 더그아웃에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서로 주의받았고, 이미 끝난 상황이니 일을 키우지 말자는 얘기를 했다. 선수들끼리 감정대립이 커지면 좋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3회까지 무려 4개의 사구가 나왔다. 두산은 김재환 박계범 장승현, LG는 보어가 사구를 맞았다. 사구를 던진 투수들은 예민한 분위기를 의식한듯 모자를 벗으며 정중하게 사과했다.
하지만 마운드를 내려가던 최동환에게 최수원 주심이 주의를 당부한 것이 엉뚱하게 번졌다. LG 오지환이 두산 더그아웃을 가리키며 불만을 표했고, 이에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로 올라온 것. 김 감독은 최수원 주심 및 류지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벤치로 돌아갔다. 심판진은 "경기 도중 양쪽 투수들의 사구가 나오면서 벤치가 예민해져 일어난 해프닝"이라 심판 중재로 오해를 풀었다. 해프닝이다. 무관중이다 보니 벤치 내 소리가 잘 들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무관중이다보니 더그아웃에서 나는 소리가 서로에게 잘 들려서(일어난 일)"라며 "어젠 심판하고 말 한마디 나누는 것도 다 들리더라"고 덧붙였다.
이날 LG 김윤식은 KBO리그 초유의 6연속 4사구를 내주는 난조를 보였고, 두산은 5-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이 해프닝 이후 LG의 추격이 시작됐고, 9회 마무리 김강률의 블론 세이브로 무승부가 됐다.
김 감독은 "실수 하나가 점수로 연결됐다. 그런 상황을 넘어가야 힘이 붙는 건데, 아직 힘이 좀 모자란 것 같다. 하지만 곽빈도 김강률도 (후반기에)열심히 잘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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