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오늘도 영상통화했어요."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과의 소통에 대해 묻자 임기영(28·KIA 타이거즈)에게 돌아온 대답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임기영을 매개체로 활용해 KIA 동료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임기영은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 쾌투로 85일 만에 시즌 3승을 챙긴 뒤 양현종의 조언을 공개했다. 임기영은 "현종이 형과 오늘도 영상통화를 했다. 현종이 형이 미국으로 간 뒤 자주 영상통화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종이 형에게 후반기에 안좋다고 얘기했는데 '너무 생각 많이 하지마라. 놀이터 같이 즐기면서 하라'는 조언 등 계속 좋은 얘기만 해준다. 본인도 힘든 상황인데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고 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임기영은 양현종과 KIA 동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임기영은 "내가 자려고 할 때 현종이 형은 일어나기 때문에 심심할 때 영상통화를 많이 한다"면서 "내가 야구장 오는 시간에 반대로 현종이형이 퇴근한다. 영상통화하면서 선수들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그렇게 후배들과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미국에 갔다고 바로 끊어질 끈은 아니지만, 물리적 거리와 시간차 때문에 연락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임기영이 있기에 양현종은 그나마 동료들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사실 양현종의 새 도전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자신이 원했던 '메이저리그 계약'도 아닌 '스플릿 계약(마이너리그 계약)이었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모인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은 이후 '택시 스쿼드'에서 동행하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 4월 말 일본인 선발투수 아리하라 고헤이가 부진하지 않았다면,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콜업은 더 늦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찾아온 기회도 잡지 못했다. 5월부터 선발로 전환된 뒤 4차례 선발등판했지만, 지난 5월 20일 뉴욕 양키스전 5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 외에는 부진했다. 프로의 세계, 특히 비즈니스가 철저한 메이저리그는 냉혹했다. 지나 6월 17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뒤 양도지명 절차를 밟아 6월 20일부터 트리플 A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리고 지난달 말 다시 콜업돼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지다 지난 16일 다시 양도지명됐다. 그리고 웨이버를 거쳐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 A 라운드락에서 남은 시즌을 치르게 됐다. 물론 메이저리그 콜업도 가능하지만, 이미 팀이 가을야구가 물건너간 상황이라 1년 계약이 눈앞에 온 양현종이 콜업 기회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와중에서도 양현종은 임기영은 물론 올 시즌 투타 밸런스가 붕괴된 KIA 동료들까지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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