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를 언제까지 할진 모르지만, 장호연 선배님의 109승에 도전하고 싶다."
'느림의 미학' 유희관의 눈만은 화살처럼 빨랐다. 이미 '베어스 통산 최다승'을 향하고 있었다.
유희관은 1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쾌투, 팀의 6대0 완승을 이끌었다. 유희관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양석환이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리며 5타점을 쓸어담았다. 김태형 감독은 7회 홍건희 8회 이영하 9회 김강률을 잇따라 투입해 유희관의 100승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유희관은 2009년 2차 6라운드(전체 42순위)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데뷔 이래 오로지 '베어스' 유니폼만을 입은 원클럽맨이다. 통산 '베어스 최다승'은 109승의 장호연이고, 그 다음이 바로 유희관이다. 유희관이 더스틴 니퍼트(통산 102승, 두산 94승) 장원준(통산 129승, 두산 44승)과 다른 부분.
다만 유희관은 커리어 내내 선발투수로 뛰었지만, 그 초창기였던 2013년에 올린 구원승 2승도 포함됐다. 커리어 하이는 18승5패(다승 2위)를 차지한 2015년이다.
유희관은 KBO 통산 32번째, 좌완 7번째로 통산 100승에 도달했다. 좌완 중에는 송진우 장원삼 김광현 장원준 양현종 차우찬, 그 다음 자리에 유희관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날은 유희관이 2013년 5월 4일, 니퍼트의 대체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3060일만이었다.
다만 세월이 무상한 것도 사실이다. 9년 연속 10승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9년 연속 100이닝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경기 후 유희관은 "돌이켜보면 1승부터 100승 까지 안 힘든 경기는 없었던 것 같다. '어떻게 99승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이번 1승은 힘들었다. 정말 의미 있는 100승이다. 입단했을 땐 두산에서 선발로 던지고 100승을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팀과 동료,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감사를 표한 유희관은 "내 공을 받아준 포수 4명(박세혁 장승현 최용제 양의지)에게 특히 더 고맙다"며 특별한 속내도 전했다.
유희관은 "오늘은 좀 더 편하게 던지려 했다. 계속 더 잘 던지려 한 것이 마운드에서 급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몇승을 더할지, 야구를 언제까지 할 진 모르지만, 장호연 선배님 109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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