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말 그대로 '한동희어로'의 강림이었다. 한동희가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두 경기에서 결승 홈런 포함 4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인생 최고의 날을 만끽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4대3, 2차전을 3대2로 승리하며 3연승을 내달렸다. KT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한동희는 1차전 선취점 적시타와 3-3으로 맞선 8회말 결승타, 2차전 선취점 적시타와 4회 결승 역전포를 잇따라 때려내며 역대급 원맨 캐리를 선보였다.
한동희는 "내가 팀 승리에 보탬이 돼서 좋았다. 2경기 다 이길 수 있었다"면서 "오늘이 생애 최고의 날이다. 이런 날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 선배들도 "오늘 정말 잘했다"며 뜨거운 격려를 쏟아냈다.
특히 이날 상대한 투수가 고영표 이대은 엄상백 등 KT가 자랑하는 막강 구위의 투수들이란 점이 인상적이다. 한동희는 "최근 성적이 좋은 투수들이라 나도 평소보다 더 자신있게 쳤다. 운좋게 생각하던 공이 들어왔다"면서 "타격감이 괜찮다. 특히 오늘은 실투가 많았던 거 같다. 덕분에 잘 맞은 타구가 인플레이가 되면서 결과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데이터팀에서 KT가 바깥쪽 승부가 많다고 했다. 굳이 당겨치려고 하지 말고 오는대로 가볍게 치자고 선수들끼리 얘기한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롯데는 아직 탈락하지 않았다. (야구는)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시즌전 3할 30홈런 100타점을 꿈꿨다. 하지만 시즌 종반이 가까우진 지금 13홈런 54타점에 불과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
한동희는 "앞으로 최대한 잘하려고 노력한다. 내 성적보다는 팀의 승리에 집중하고 싶다. 지금은 생각을 비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하게 나눠서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마음도 편해지고 성적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스윙에 고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이대호가 통산 2000안타, 13시즌 연속 100안타의 대기록을 작성한 날이기도 했다. 한동희는 "이대호 선배의 좋은 날에 좋은 기운을 받아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은 뒤 "요즘은 '포스트 이대호'라는 말에 부담감을 느꼈지만, 요즘은 거의 없다. (2000안타를 친)손아섭 이대호, 또 정훈 안치홍 전준우 등 좋은 선배들에게 많이 배운다. 덕분에 저도 조금씩 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자신을 아껴주던 민병헌의 은퇴에 대해서는 "난 항상 말렸다. 몇년 더 하셔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몸이 안 좋으시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결정하셨다"면서 "자주 연락하는 사이라 미리 알고 있었지만, 막상 기사로 나오니 실감이 났다. '항상 응원한다'고 해주셨다"며 감사를 전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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