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그동안 (민)병헌이가 몸이 정말 좋지 않았다. 나보다도 본인이 가장 안타깝지 않겠나."
인정받을만한 커리어, 시즌 내내 1군 주전으로 꾸준히 뛸만한 기량,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친화력과 인망. 프로야구팀의 주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다.
민병헌은 롯데 이적 2년만에 주장을 맡았다. 그가 롯데 동료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지병이 그를 괴롭혔다. 뇌동맥류로 고생하던 민병헌은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지난달 30일 만난 '현 캡틴' 전준우는 "안타깝다"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개를 젓는 전준우의 표정도 어두웠다.
"좋은 동생이고 선수인데, 몸이 워낙 좋지 않았다. 그간 고생 많았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운동을 떠나 빨리 완쾌하길 바란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민병헌은 은퇴 경기도, 은퇴식도, 인터뷰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도 구단에 전했다. 4년 80억원의 FA 계약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은퇴인데다, 최근 2년간의 부진 등에 대한 부담감이 더해진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준우는 "그런 행사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개인의 성향이고 선택 아니겠나. 존중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9월 들어 주춤하며 가을야구가 쉽지 않은 상황. 최근 8년간 롯데가 가을야구에 진출한 건 2017년 한 해 뿐이다.
전준우는 "정말 후반기에 말도 안되게 잘하면서 치고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투수는 잘 던지고 타자는 잘 쳤다. 그런데 그때를 기억하는 선수가 지금 롯데에 몇 없다. 저, (이)대호 형, (손)아섭이, (정)훈이 정도"라며 "그런 기분을 알아야 더 힘차게 뛸 수 있다. 우리 팀에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이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그는 "9월에는 투타 밸런스가 조금 안 맞았던 것 같다. 24경기 남았는데, 끝까지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해서 반전을 만들어보겠다"고 설명했다. 매주 더블헤더를 거듭하는 빡빡한 일정에 대해서도 "솔직히 진짜 힘들다"면서도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준우 개인으로선 커리어하이급 시즌이다. 2018년에 이어 또한번의 최다안타 1위 타이틀에 도전중이다. 지난주 21안타로 KBO리그 신기록(종전 기록 이정후 19개)을 몰아쳤고, 이날도 3안타를 때려내며 강백호(KT 위즈)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전준우는 "개인 타이틀은 솔직히 생각도 안했는데, 키움전 5안타 치고 (주간 최다안타를)알았다. 기회가 오면 당연히 잡아야하지만, 3년 전에도 의식하지 않고 치다보니 따라온 성적"이라면서도 "앞으로 좀더 집중해보겠다"며 미소지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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