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산 베어스의 장점 중 하나는 수비다. 중요한 순간 나오는 한번의 호수비는 얼마나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산이 9회말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엄청난 수비 하나로 승리를 지켜냈다. LG 트윈스 회심의 작전을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병살로 막아낸 것.
두산-LG전이 열린 1일 잠실구장. 두산이 2-0으로 앞선 가운데 LG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두산 마무리 김강률을 상대로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번트로 2,3루를 만들고 후속 타자에게 동점 혹은 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6번 김민성이 보내기 번트 자세를 취했다. 중심타자 이미지가 있는 김민성이라 번트를 잘 댈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올시즌 희생번트 8번으로 팀내 가장 많았다.
그런데 번트가 아니었다. 김민성은 김강률이 초구를 던지려 하자 이내 배트를 세웠고 과감하게 스윙을 했다. 타구가 유격수쪽으로 갔다. 그런데 유격수 김재호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김재호가 공을 여유있게 잡아 2루, 1루로 연결시켜 병살 성공. 2사 3루가 됐다.
보통 무사 1,2루 상황에서 100% 번트를 한다고 생각되면 3루수와 1루수가 홈으로 달려오고 유격수가 3루, 2루수가 1루로 가는 수비 작전을 쓴다. 그럴 때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해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면 내야가 비어 안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두산 수비는 움직이지 않았다. 두산이 벌인 작전은 75% 번트 수비였다. 이는 상대의 작전이 확실하지 않을 때 쓴다. 1루수와 3루수가 전진 수비를 하지만 무작정 홈으로 대시하지 않고 번트를 끝까지 대는지를 보며 달려드는게 핵심이다. 만약 타자가 번트 준비를 하다가 배트를 뺀다면 3루수와 1루수는 바로 뒤로 돌아가 정상 수비를 한다. 이때 유격수와 2루수는 자기 자리를 지키며 상황을 보고 번트를 대면 약속된 3루와 1루로 가서 수비를 한다.
두산은 75% 수비를 정확하게 했고, 김민성의 타구가 공교롭게 김재호의 정면으로 가면서 두산에겐 최고의 수비 장면이 나오게 됐다. LG로선 하필 타구가 김재호에게 간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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