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타이거즈 19번. 해태와 KIA로 이어진 프랜차이즈 최다승(150승)에 빛나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등번호다.
손영민, 박정수 등 사이드암 기대주들이 거쳐간 자리, 올해 주인은 윤중현이다. 양현종 없이 9위로 주저앉은 KIA,가을과 멀어진 우울한 현실에 한줄기 희망이 던져졌다.
지난 5월 첫 1군 등록 때만 해도 3번이었지만, 이내 19번으로 바뀌었다. 윤중현을 향한 기대치가 엿보인다.
윤중현은 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 5회까지 8안타 3볼넷 2실점으로 역투했다. NC 다이노스와 KIA를 상대로 최근 2경기에서 각각 11점, 13점을 뽑아낸 막강 화력을 6회 2사까지 단 2점으로 억눌렀다. KIA의 4대2 승리를 이끈 1등 공신이다.
이날 경기전까지 8차례 선발 등판 성적만 따지면 평균자책점 2.83. 인상적인 성적에도 팀 전력의 한계로 인해 2승3패에 그치던 참이었다.
휘청거리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1회를 제외하곤 매회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나갔지만, 윤중현으로부터 점수를 뽑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1회는 깔끔하게 3연 땅볼. 하지만 2회부터 고된 머리싸움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정 훈을 병살처리했다. 하지만 한동희의 몸에 맞는볼, 안치홍의 2루타로 계속된 위기. 안중열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롯데는 3회에도 마차도의 볼넷과 손아섭의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추재현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3루의 결정적 기회. 하지만 이대호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4회는 2회의 데자뷰였다. 첫 타자 정훈이 안타로 나갔지만 한동희의 병살타가 이어졌다. 안치홍 안중열의 안타에 이은 마차도의 볼넷으로 2사 만루. 하지만 손아섭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5회에도 추재현 이대호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내야땅볼로 1점만 내준 뒤 버텨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롯데는 적극적인 작전 야구에 나섰다. 안치홍의 안타 후 안중열의 희생번트가 나왔지만, 윤중현은 마차도를 삼진 처리한 뒤 교체됐다. 2번째 투수 홍상삼을 상대로 손아섭의 우전안타가 터졌지만, KIA 우익수 최원준의 완벽한 홈송구에 안치홍이 아웃되며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윤중현에 대해 "임기영과 비슷한 느낌인데 한층더 까다롭다. 공이 워낙 낮게 제구가 잘 되고 터널링을 적절하게 잘 이용한다. 구속이 빠르지 않으니 주자는 잘 나가는데, 제구가 정말 좋아 무너지지 않는다"며 찬사를 보냈다.
프로 데뷔 4년째를 맞이한 윤중현은 박세웅과 1995년생 동갑내기다. 나이만 같을 뿐, 두 선수가 걸어온 길은 천지 차이다. 경북고 에이스부터 프로무대까지,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활약해온 박세웅이다. 반면 윤중현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8년에야 프로에 첫발을 딛었다. 그것도 2차 9라운드(전체 86번)이란 낮은 순번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윤중현이 반수 위였다. KIA는 4회 1사 후 최형우 류지혁의 연속 안타에 이은 박정우의 적시타로 2점을 뽑으며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5회초엔 유민상의 홈런이 터졌고, 9회초엔 최형우의 적시타로 4점째를 뽑았다. 7이닝 3실점을 기록한 박세웅은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7이닝 3자책점 이하)로 호투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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