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9월 선발 전환 이후 KIA 타이거즈 무명의 사이드암 투수가 행복회로를 가동시키고 있다. 주인공은 윤중현(26)이다.
시즌 개막 이후 지난 5월부터 불펜 자원으로 중용됐던 윤중현은 지난 6월 두 차례 대체선발을 거쳐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발전 속도가 발군이다. 9월부터 8차례 선발등판해 39⅔이닝을 소화 중이다. 무엇보다 평균자책점(ERA)이 2.95로 이 기간 선발투수 중 가장 낮은 ERA를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타이밍 빼앗기의 달인'이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직구 평균구속이 채 140km가 안된 경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보유한 5가지 구종(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킹 패스트볼) 중 매 경기 4가지 구종을 섞어 구사하면서 타자들의 타이밍 빼앗아 실점을 억제시킨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칭찬일색이다. "윤중현은 능수능란하게 구속 변화를 준다. 빠른 볼 제구도 좋고,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능력도 갖췄다. 특히 볼을 던져야 할 때 이를 이해하고 볼로 만드는 투구도 할 줄 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자원이었다. 시즌 개막 전 연습경기에서 1군 타자들을 상대로 2이닝 무실점을 하며 강렬한 임팩트를 주긴 했고,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긴 했지만 1군 선발 로테이션을 돌기에는 검증되지 않은 변수가 많았다. 멀티이닝 소화가 가능했고, 1군 출전경기가 많아지면서 자신감을 얻어 구위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무엇보다 이닝 소화력 측면에서 선발 투수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6월 대체선발 때는 투구수 제한이 있었지만, 서서히 최대 100개까지 투구수 제한을 풀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능력도 과시했다. 지난달 30일 키움전에서 첫 6이닝을 소화하기도. 이후 두 경기 연속 5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 스타트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히트상품' 윤중현의 발견과 성장은 고무적인 일이다. 내년 토종 선발진을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올 시즌 투수진의 '에이스'가 된 임기영과 '괴물 루키' 이의리가 선발 한 자리씩 차지할 경우 강력한 5선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돌아와 국내 복귀를 노리는 양현종의 FA 협상이 잘 이뤄져 선발진에 가세할 경우 KIA는 다시 '선발 야구'를 할 수 있는 '선발 왕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선발 자원을 많이 확보해놓는 건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기 위한 첫 번째 미션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윤중현이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된 건 KIA 입장에서 큰 수확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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