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8회차 경정은 오랜만에 팬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선사한 회차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특별경주가 펼쳐진 것인데 그것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쿠리하라배(구 율원배) 특별경정이었기 때문이다. 심상철, 김민천이 플라잉 제재로 인해 아쉽게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조성인, 김종민, 박정아, 김민준, 김민길, 어선규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결승전에 참가해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우승은 인빠지기를 시도한 1번정 조성인의 안쪽을 날카로운 찌르기로 파고든 2번정 김종민이 차지했고 2018시즌 쿠리하라배 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 도전에 나섰던 조성인은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3위는 아웃코스의 불리함을 극복한 6번정 어선규에게 돌아갔다.
쿠리하라 특별 경정은 한국 경정의 스승이자 대부격이라 할 수 있는 쿠리하라 고이치로의 업적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펼쳐지는 대회로 2003년 율원배를 시작으로 19년째 이어지고 있는 특별한 대회이다.
우승상금 1000만원도 크지만 그 이상을 능가하는 명예가 걸린 대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강한 우승 욕망이 드러나는 대회이다. 특히, 스승에게 직접 배움을 얻은 1~3기 선수들의 경우 쿠리하라배 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역대 우승자들도 거의 대부분 1~2기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참급 선수들이 특히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유독 김종민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이전까지 무려 대상 우승만 15회나 차지하면서도 유일하게 쿠리하라배 우승은 하지 못했다. 심지어 결승전에 나갈 수 있는 기회조차 몇 번 되지 않았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으나 세 번째 결승 진출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드디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되었다.
김종민은 올 시즌 내내 기복 없는 꾸준한 활약으로 최강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시즌 14승째를 거두며 심상철과 더불어 다승 부문 공동 선수로 올라갔고 우승 상금 1000만원을 보태며 상금 부문에서도 경쟁 상대들을 많은 금액 차이로 따돌리게 되었다. 여기에 전체 성적 또한 가장 높아 제 2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눈에 띄게 스타트 집중력이 좋아졌는데 코스를 가리지 않고 0.1초대의 스타트를 끊어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사전 스타트 제도와 궁합도 잘 맞는 편이라 앞으로 플라잉에 대한 부담감을 덜며 경주를 풀어갈 수 있겠다. 최근의 기세를 고려한다면 연말에 그랑프리 경정이 펼쳐질 경우 2연승까지도 충분히 노릴 수 있겠다.
최근 몇 년 동안 심상철, 조성인, 김응선 같은 비교적 젊은 강자들이 미사리 경정을 주도해 갔는데 올 시즌은 최고참급인 김종민, 김민천 같은 선수들의 기세가 살아나면서 신구 강자대결이라는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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