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쉬운 인생투였다.
삼성 청년에이스 원태인이 눈부신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지원 불발 속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원태인은 3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8구를 던지며 2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환상투를 선보였다.
3회까지 삼진 3개를 곁들여 퍼펙트 행진. 5회까지 볼넷 딱 1개 만 내준 채 노히트노런 행진을 이어갔다.
8일을 쉬고 나온 덕분에 공에 힘이 넘쳤다. 최고 구속 149㎞까지 나왔다. 패스트볼 구위가 받쳐주면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했다 .
하지만 타선 지원이 아쉬웠다.
삼성은 원태인이 마운드에 있는 6회까지 단 1안타 1볼넷 무득점으로 이틀 쉬고 나온 쿠에바스에게 철저히 눌렸다. 결국 쿠에바스 김재윤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0대1 영봉패로 안방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허용해야 했다.
인생투를 펼친 원태인으로선 무척 아쉬웠던 경기.
강백호와의 6회 승부가 두고두고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
원태인은 1년 선배 강백호와 사적으로 친한 사이.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승부할 때 두 선수의 승부욕은 절정에 달한다.
우승 결정전이었던 이날 경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원태인은 첫 두 타석에서 강백호를 힘으로 눌렀다. 1회 2사 후 146㎞ 빠른 공에 강백호의 스윙이 늦었다. 2루 땅볼.
빠른 공에 힘이 있었던 원태인은 4회 1사 1루 두번째 타석에서도 과감한 직구 승부를 택했다. 147㎞ 패스트볼 4개를 연달아 던졌다. 낮게 승부하다 마지막 공을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분을 참지 못한 강백호가 배트를 바닥에 내리치며 분함을 표현했다.
운명의 6회 2사 1,3루. 원태인과 강백호가 3번째로 맞섰다.
이번에도 직구 승부였다. 초구 148㎞ 패스트볼을 흘려보냈다. 잠시 타석에서 벗어나 2구째도 147㎞ 직구 볼. 1B1S에서 원태인 강민호 배터리의 선택은 또 한번 빠른 공이었다. 147㎞ 속구가 높았다. 강백호의 배트가 간결하게 돌았다. 결승타가 된 좌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원태인은 이날 강백호와의 세 타석에서 11개의 공 중 10개의 빠른 공을 던졌다. 첫 타석 2구째 체인지업 빼곤 9구 연속 패스트볼 승부였다.
충분히 붙어볼 만한 힘과 구위였지만 강백호의 능력치를 감안하면 득점권 상황에서는 결과적으로 아쉬운 선택이 됐다.
경기 후 강백호는 "오늘 태인이가 초반부터 구위가 좋아서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갔다"며 첫 두 타석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삼성 배터리의 선택이 옳았던 셈.
하지만 그는 "앞 선 두 타석에 직구 승부가 많았고, 워낙 자신 있게 들어오는 것 같아서 3번째 공도 직구가 들어올 것 같다는 직감이 있었다. 크게 치기 보다 한점이 우선이라 중심에 맞힌다는 생각으로 친 게 타점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후회 없는 패기의 맞대결.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투-타의 미래가 멋진 무대에서 멋진 승부를 펼친 날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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