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외국인 공격수 카일 러셀(28)은 지난 시즌 한국전력 소속으로 V리그 '서브왕'을 차지했다.
압도적이었다. 36경기에 출전해 595개의 서브를 시도해 세트당 평균 0.735개를 기록했다. 2위 정지석(세트당 평균 0.535개)와 격차가 컸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화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개막 두 경기에서 자신의 장기를 살리지 못했다. 지난달 19일 한국전력전에서 단 한 개의 서브 에이스를 뽑아내지 못했고, 지난달 22일 대한항공전에서야 시즌 첫 에이스를 신고했다.
장점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 러셀은 '계륵'으로 전락할 수 있었다. 공격성공률은 좋아보이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나오는 범실 때문에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이 골머리를 앓았다. 그래서 박빙의 상황을 설정해두고 러셀의 공격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많이 했다.
두 경기는 예열에 불과했을까. 카일은 지난달 29일 KB손해보험전부터 지난 시즌 '서브왕'으로 변신했다. 이날 6개의 서브 에이스를 작렬시키더니 지난 2일 우리카드전에선 4차례 서브를 상대 코트에 꽂아넣었다. 이번 시즌 순식간에 서브 부문 2위(세트당 평균 0.688개)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1위 노우모리 케이타(KB손보·세트당 평균 0.722개)를 바짝 뒤쫓았다. 최근 2경기만 놓고보면 케이타(4개)보다 두 배가 넘는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켰다. 덕분에 삼성화재는 개막전 완패 이후 3연승을 질주하며 순위를 3위(3승1패·승점 7)까지 끌어올렸다.
러셀의 반전 비결에 고 감독의 믿음을 빼놓을 수 없다. 러셀은 "감독님이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셨다. 경기가 잘 풀리든, 안 풀리든 항상 긍정적인 말로 선수들이 즐겁고 편하게 뛸 수 있도록 해주신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젊으신 분이라 그런지 선수들과 같이 파이팅을 외치며 세리머니를 한다. 그것이 선수들에게도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비결은 한국에서 아내와 생활하는 것이다. 재미교포로 미국 대학 1부 리그 배구 선수 출신인 이유화씨는 지난 시즌 남편 러셀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았다. 러셀은 아내가 한국에 있을 때와 없을 때 경기력 기복이 심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확실히 러셀은 아내가 와야 잘한다"고 얘기하기도.
러셀은 "올 시즌은 아내와 함께 한다. 아내가 경기장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라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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