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원클럽맨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나 차지했다. 아직 노장이라기엔 젊은 1987년생. 아직도 현역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하지만 선수 생활에 미련이 없을만한 이유가 있다.
버스터 포지(3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깜짝 은퇴를 결심했다. 포지의 은퇴 소식은 4일(이하 한국시각) MLB닷컴을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구단 측 공식 발표는 오는 5일 이뤄질 예정이다.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마저 깜짝 놀란 결정이다. 포지는 야디어 몰리나(39·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함께 이시대 최고의 포수다. '살아있는 전설'이라 해도 좋다. 올시즌에도 타율 3할4리 18홈런 5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9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비록 2013년 샌프란시스코와 맺은 9년 1억 6700만 달러(약 1980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계약이 끝나긴 했지만, 큰 부상도 없어 앞으로 몇년은 더 뛸 수 있다.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다른 야수들 대비 더 긴 시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 내년 시즌 1년 2200만 달러의 구단 옵션도 남아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를 실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
선수로서의 커리어에도 아쉬움이 있다. '명예의전당(Hall of Fame, HoF)'급 포수임은 분명하나, 7타석에 불과한 첫 시즌을 제외하고 12시즌은 레전드라기엔 짧은 감이 있다. 포지의 통산 기록은 1371경기 1500안타 158홈런에 불과하다. 헌액되기엔 누적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몰리나가 지난 겨울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줄다리기 끝에 현역 생활을 연장한 것과도 대조된다.
애초에 돈이 부족할 입장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현실의 무게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알고보니 포지는 '현생 졸업'을 선언할만한 대박 투자자였다.
2013년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포지는 '바디아머'라는 스포츠음료의 초기, 그것도 파트너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회사는 최근 코카콜라에 무려 56억 달러(약 6조6000억원)에 팔렸다. 단일 음료 브랜드에 지불되기론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다.
그 수익률은 세상을 떠난 미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통해 알 수 있다. 코비는 2015년 이 회사에 600만 달러(약 71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코카콜라 인수 이후 이 투자금은 코비의 유족에게 무려 4억 달러(약 4734억원) 이상의 수익으로 돌아왔다.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이 약 6600%에 달한다.
현지 매체들은 포지의 투자금을 200만 달러(약 23억원), 배당금액을 1억 5000만 달러(약 18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초기 투자자인 만큼 코비보다 높은 7700% 가량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포지의 은퇴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익히 알려진 포지의 가족 사랑은 사실일 것이다.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몸이 힘들고, 이미 월드시리즈 반지가 3개나 있으니 선수로서 더이상 욕심아 없었을 수도 있다.
다만 포지가 메이저리그 스타라는 '현생'을 끝내고, 260억원에 달하는 연봉마저 쿨하게 포기하고, 가족들과 함께하기로 결심할만한 재정적 안정을 이룩한 것도 정황상 사실로 보인다.
포지는 2010년대초 샌프란시스코의 찬란한 영광을 이끌었다. 2010년 내셔널리그(NL) 신인상과 더불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에는 NL 최우수선수와 실버슬러거, 타격왕,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2014년에도 포수 실버슬러거와 올해의 수비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통산 올스타 7회, 실버슬러거 4회, 골드글러브 1회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만 1371경기를 뛴 원클럽맨이기도 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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