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란전 악플, 나에게 큰 약이 됐다."
'벤투호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29·마인츠)에게 이란전은 터닝포인트였다. 이재성은 지난달 이란 원정에 선발 출전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을 돕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내 동점골의 빌미가 된 패스미스를 하며 한순간 역적이 됐다. 결과는 1대1 무승부. 소기의 성과를 얻은 이란 원정이었지만 이재성에게 돌아온 것은 악플 세례였다. '평생 휠체어도 못타고 땅바닥 기면서 살아라', '어머니 조심하라 해라' 등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이 이어졌다.
선 넘는 악플 후, 그를 보듬어 준 것은 동료들과 팬들이었다. 정우영(알 사드)은 자신의 SNS에 격려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팬들도 화답했다. 이재성은 자신의 SNS에 '정말 고맙다. 여러분이 보내준 위로와 격려, 그리고 수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들을 잘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재성은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소속팀으로 돌아간 이재성은 지난달 30일 빌레펠트전에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뜨렸다. 지난 주말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도 두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A대표팀에 합류한 이재성은 9일 파주NFC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전이 저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오히려 팬 분들에게 응원, 위로를 받았다. 소속팀에서도 힘을 얻고 뛰었다. 이번에는 팬 여러분께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그 사건이 약이 됐다"며 "전에는 소속팀에서 잘 뛰지 못해 경기력이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 아쉬움도 있었다. 지금은 팀에서 잘 뛰면서 골도 넣어 자신감이 있다. 그 자신감으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장기간 비행으로 피곤하지만, 긍정의 마인드로 넘을 생각이다. 이재성은 "컨디션은 좋다. 익숙한 상황이다. 슬기롭게 잘 맞춰가려고 한다. 계속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5차전을 치른다. 부동의 원톱 황의조(보르도)가 부상으로 제외되는 악재가 생겼다. 이재성은 "의조가 없지만 다른 좋은 선수들이 있다. 의조와는 다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다. 저도 그 선수들을 잘 돕겠다"며 "2년 가까이 대표팀에서 골이 없다. 지금 타이밍에 골이 나왔으면 한다. 소속팀에서 넣었으니 이번엔 넣고 싶다"고 했다. 황의조를 대신해 원톱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조규성도 "감독님이 공중볼이나 침투하는 움직임을 강조한다. 내 강점을 어필한다면 의조형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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