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현역 시절 이상민 감독을 보는 것 같다."
하승진 KBS 농구 해설위원이 13일 열린 청주 KB스타즈와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를 중계하던 중, 한 선수를 보고 한 말이다.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렸다. 넓은 시야, 빠른 스피드, 군더더기 없는 드리블, 여기에 슈팅과 돌파 능력까지 갖췄었다. 하 위원은 어떤 선수를 보고 이 감독을 떠올린 것일까.
그 주인공은 KB스타즈 3년차 가드 허예은이다. 2019~2020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KB스타즈 행운의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뽑은 귀한 자원이다.
또래 최고 가드 자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첫 시즌에는 9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 주전 심성영의 백업으로 28경기 평균 11분7초를 소화하며 경험을 쌓았다. 1m65 단신임에도 준수한 드리블 능력과 패스 전개가 돋보였다. 전형적 포인트가드로 몰아치는 공격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할 때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김완수 신임 감독을 만나 이번 시즌 꽃을 피우고 있다. KB스타즈는 개막 후 7연승 중인데, 7경기 모두에 나섰다. 평균 출전 시간이 30분을 넘는다. 모든 경기에서 심성영보다 많이 뛰었다. 조심스럽게 김 감독 체제에서의 포인트가드 판도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신한은행전에서 허예은은 왜 김 감독이 이런 선택을 했는지 제대로 증명했다. 16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77대75 신승을 이끌었다. 데뷔 후 본인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록보다 중요한 건 승부처 4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뽐낸 공격 본능이었다. 신한은행이 계속 동점을 만들며 따라오는 초접전 상황, 허예은은 상대 가드 강계리의 수비를 벗겨내는 완벽한 드리블 점퍼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뿐 아니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다시 한 번 강계리를 속이는 화려한 스텝으로 레이업슛까지 성공시켰다. 바스켓카운트. 폭풍 5득점이었다. 강계리는 수비에서 강점을 인정받는 베테랑 가드다.
화룡점정은 마지막 결승골 어시스트. 상대가 골밑 박지수 수비에만 신경을 쓸 때 기회를 엿보던 김민정에게 정확한 패스를 뿌려줬고, 이 패스가 김민정의 결승 리버스 레이업슛으로 연결되며 KB스타즈가 천금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마지막 살 떨리는 승부처에서 당연히 박지수 또는 강이슬이 공격을 할 거라 확신한 상황. 허예은의 자신있는 플레이들에 신한은행은 허를 찔렸다. 드리블만 치고 패스만 주던 그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박지수 원맨팀 오명을 쓰던 KB스타즈는 강이슬의 합류에 최근 김민정까지 폭발하며 연승을 이어왔다. 여기에 허예은이라는 공격 옵션까지 더해지면 상대는 KB스타즈를 막아내기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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