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15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서 1차전과 같은 라인업으로 임했다. 7번 배정대가 결승 홈런을 치는 등 좋은 타격감을 보였기에 상위 타선으로 올리지 않겠냐는 예상도 했지만 이 감독은 "이겼으니까 그대로 가야한다"면서 "시리즈 전부터 타순에 대해 고민했는데 정규시즌 때 했던 타순이니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꾸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바꿔서 결과가 좋으면 상관없는데 만약 잘 안되면 선수도 다치고 팀도 어려워진다"고 했다. 사실 2번 타자로 나서는 베테랑 황재균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사실 황재균은 올시즌 두산 상대 타율이 1할9푼2리(52타수 10안타)로 좋지 않았다. 1차전서도 7회 내야 땅볼로 타점을 하나 올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배정대의 타격감이 좋아 2번으로 올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긴 했지만 이 감독은 황재균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재균이에게 번트 연습 많이 하라고 말했다"며 "작전을 잘해주면 좋겠다. 또 재균이가 한방이 있으니 한번은 쳐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됐다. 2번에 둔 것이 이날 신의 한 수였다. 팀에 딱 필요한 활약을 펼쳤다. 1회초 어렵게 실점 위기를 넘긴 뒤 곧이은 1회말 황재균이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승 솔로포를 쳤다. 두산 선발 최원준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당겨쳐 좌측 담장을 넘긴 것. 이것이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였다. 1회 위기를 넘기자 마자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으며 KT 쪽으로 흐름이 넘어왔다.
2번 타자로서 작전 수행도 잘 했다. 2-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2루서 3루쪽으로 안전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이후 대량 득점에 연결 다리를 놓았다.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두산 타자들의 강습 타구를 잘 잡아 아웃시키면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결승타로 황재균은 '오늘의 깡'을 수상해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감독은 끝까지 믿었고, 타자는 그 믿음에 승리의 한방으로 보답했다. 더 이상 황재균의 타순에 대해 얘기할 사람은 없을 듯하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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