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내가 할 수 없는 수비다. 리스펙한다."
큰 경기에서 좋은 수비 하나는 안타보다 더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의 다이빙 캐치가 그래서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각광을 받는다.
두산에 정수빈이 있다면 KT 위즈에는 박경수가 있다.
비록 이제 타격에서의 활용도는 떨어지지만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작전 수행 능력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준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마다 잡아내는 다이빙 캐치로 팀 사기를 끌어올려주고 있다.
그의 수비 퍼레이드는 1위 결정전부터 시작됐다. 1-0으로 앞선 9회말 마지막 수비 때 선두 구자욱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해서 잡아내 1루에 정확하게 송구해서 아웃시켰다. 선두타자를 내보낸다면 1점차의 아슬아슬한 리드이기 때문에 선두 타자가 출루하는 것은 KT로선 경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38세로 팀내 두번째 연장자인 박경수의 허슬 플레이에 팀 분위기는 다시 달아올랐고, 이후 마무리 김재윤이 침착하게 2명의 타자를 모두 아웃시키며 경기를 끝내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박경수의 호수비가 이어졌다. 1-1 동점이던 5회초 2사 1루서 두산 2번 호세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 아웃시켰다. 정상 수비 위치가 아니라 뒤쪽으로 물러나 있었는데 1,2루간 안타성 타구로 온 것을 어렵게 잡아 1루로 던진 것.
박경수의 송구를 받아내고는 함께 강한 세리머니로 호응을 한 1루수 강백호도 박경수의 혼을 다한 수비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강백호는 "선배님이 한국시리즈가 처음이시지 않나. 그런 호수비 하나 하나에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면서 "내가 할 수 없는 수비이기 때문에 리스펙한다. 멋있다"라며 노장의 투혼에 존경심을 표했다. 자신도 함께 세리머니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그런걸 좋아하고, 그렇게 하면 나도 분위기가 업된다. 그런게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다"라며 웃었다.
박경수의 호수비는 또한번 KT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15일 열린 2차전서 1회초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을 때 두산 3번 페르난데스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서 2루로 던져 병살을 만들었다. 만약 타구가 빠져나갔다면 1점을 내주고 무사 1,3루의 위기가 계속되며 제구 난조에 빠진 KT 선발 소형준을 도와줬다. 그 수비 하나로 KT는 1회초 실점을 면했고, 1회말 황재균의 선제 결승 솔로포가 터지면서 1차전 승리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박경수는 팀의 6대1 승리를 이끈 뒤 이날의 데일리 MVP에 뽑혔다. 노장의 헌신에 값진 선물이 주어졌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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