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BO 역대 최초인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까진 거침없었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는 두산 베어스의 다이나마이트 타선에 맥을 추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 2일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포스트시즌 타격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록을 경신하기도. 특히 팀 평균자책 1위(3.57)을 기록한 LG, 확실한 선발 자원이 갖춰진 삼성을 화끈한 방망이로 짓눌렀다.
그야말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격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KT 위즈에는 전혀 통하지 않고 있다.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이어 15일 시리즈 2차전에서도 패했다. 두산 타자들은 이틀 동안 KT의 선발투수였던 윌리엄 쿠에바스와 소형준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가을 좀비'가 지쳤다는 평가다. 정규리그 144경기를 완주한 뒤 두 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까지 총 7경기를 치르면서 타자들의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2차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부상자도 발생했다. 중견수 정수빈이 타격 훈련을 마친 뒤 손목 통증을 호소했다. 1차전 슬라이딩 캐치 여파로 보여지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이 쉽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정규시즌은 투수와 야수 뎁스가 강한 팀이 우승하기 마련이다. 두산은 올 시즌 별명인 '화수분'답게 수많은 대체 선수들로 채워가면서 부상과 부진 변수를 극복했다. 그러나 단기전은 달랐다. 장기 레이스를 마친 주전 선수들이 추가로 7경기를 더 치르면서 정작 힘을 내야 할 때 힘이 뚝 떨어진 모습이다. 특히 7경기라고 하지만 집중력은 정규시즌보다 더 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쌓인 피로도는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몰빵 야구'에 한계가 온 모습이다. 지난 6년 동안 김 감독은 주전 선수들 위주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올해도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사실 주전들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다. 보여준 것이 없는 '뉴 페이스'를 선발 라인업에 넣기에는 부담이 크다. 그러나 1위 팀에 유리한 시스템이고, 이길 때 효과가 있다. 힘을 비축한 정규시즌 우승팀과 비교했을 때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팀은 당연히 체력이 바닥일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지면 스윙 스피드가 빠른 공을 이겨내지 못하고 타격 밸런스와 선구안도 무너져 타격 사이클을 끌어올리기가 힘들어진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포스트시즌에서 이기면 이길수록 그 승리의 기운으로 다음 경기를 버틸 수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상대 마운드에 밀리자 타격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두산이다. 2차전 4차례 병살타가 무너진 밸런스를 보여준 대목. 부족한 선발 자원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것도 '기적'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지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건 굴욕적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뒤 "2등은 서글프다"라고 했다. 2번 더 지면 그 서글픈 마음을 네 번째 느끼게 된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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