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단기전. 명품 수비 하나가 흐름을 바꿨다. MVP 자격은 충분했다.
박경수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MVP에 올랐다.
결정적 수비 하나가 승리의 방향을 바꿨다. 1회초 KT 선발 소형준은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하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가을야구에서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준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페르난데스는 우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2루수 박경수가 날았다. 다이빙캐치를 시도했고, 타구는 박경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박경수는 곧바로 2루에 공을 던졌고,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심우준이 공을 잡은 뒤 1루에 정확히 송구하며 병살타를 완성했다.
KT는 1회말 황재균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으면서 흐름을 가지고 왔다.
박경수는 5회 안타를 치고 나갔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박경수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박경수는 "공격으로 데일리 MVP를 받고 싶었다"라며 "수비로 (MVP가) 된 적이 있나"라고 반문하며 웃었다.
박경수는 "너무 감사하다. 이번 데일리 MVP는 고참을 대표해서 받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라며 "1차전 경기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소)형준이 막내인데 큰 경기에 나왔는데, 이번에는 우리 고참들이 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황)재균이가 홈런도 치고 수비에서 보탬이 됐고, (유)한준이 형도 몸 맞는 공을 나가고, (장)성우도 적시타를 쳤다. 이 모든 것을 대표해서 받은 거라고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박경수는 1회 호수비 후 소형준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박경수는 "초반에 볼넷을 주면서 감독님도 올라갔다 왔다. 흔들리는 모습이 보여 괜찮으니까 뒤에 믿고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평소 큰 감정 표현이 없던 박경수는 지난달 1위 결정전인 타이브레이커와 한국시리즈에서 유독 큰 세리머니를 하기 시작했다.
박경수는 "좋은 플레이가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니지만, 정말 잡기 어려운 타구였다"라고 웃으며 "사실 더블플레이가 나올 줄 몰랏는데 (심)우준이가 잡고 좋은 송구를 했다. 또 그 순간 가장 먼저 (소)형준이가 보였다. 2사 3루가 되면서 맞아도 1점이라고 생각이 들더라. 나도 뭔가 했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했다.
소형준 역시 "병살타까지 갈 줄 몰랐다"라며 "이게 이렇게 되네 싶었다. 거기서부터 경기가 잘 풀린 거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비록 불혹을 향해가는 나이를 실감하지만, 첫 우승을 위한 투지는 더욱 불태웠다. 박경수는 "사실 허리에 아이싱도 하고 싶고, 해야할 게 많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겨야 한다면 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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