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세계 톱랭커 고진영은 1995년 생. 이제 스물여섯이다.
지난 2017년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비회원으로 우승으로 이듬해 본격 입문한 LPGA 무대. 4년 세월 동안 무려 12차례 우승을 기록했다.
올해도 22일(한국시각) 끝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피날레 우승과 함께 5승을 수확, 2년 만의 올해의 선수상 복귀로 정상을 재확인했다.
투어 프로 자체가 힘든 일이지만 타국에서의 투어 생활은 두배로 힘든 일이다.
고진영도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힘들었던 순간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끝이 좋았지만 올시즌은 고진영에게 롤러코스터 같은 한해였다. 마음의 기복도 심했다.
그는 LPGA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시즌 초를 생각하면, '우승을 한번이라도 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스윙 코치도 바꿨고, 클럽도 퍼터도 바꿨다. 여러 변화가 있었고, 올림픽도 치렀고,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정말 그 어느 해보다 감정 기복이 심했다.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이번 대회 우승 과정도 극적이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11번 홀에서 손목이 너무 아파서 울면서 티박스에서 세컨샷으로 걸어가는데, 캐디가 '이번 한 대회만 중요한 건 아니니 기권해도 괜찮다(This is no point. You can withdraw)'면서 정말 아프면 안 쳐도 된다고 했다. 아팠지만 기권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완주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감정기복이 한 해였던 것 같다. 정말 그때 포기하지 않아서 하늘에서 '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니 우승이라는 선물을 주겠다'라고 하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신기하고 좋은 한 주였다"며 비로서 활짝 웃었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며 각별한 시즌을 마친 세계 최고의 골퍼. 오랜 시간 노력을 축적하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그토록 원했던 신세계를 경험해 보지 못한 수 많은 골퍼들에게 큰 깨우침을 준다.
고난이 없는 성취는 단단하지 못하다. 오래 추억되지도 못한다.
지난 1년 간 '힘듦'의 극복 가치를 확인한 고진영. 그의 골프와, 그의 삶이 조금 더 단단해졌다. 먼 훗날 추억할 오늘의 스토리도 눈물 한방울을 더해 조금 더 풍성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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