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력차는 분명하다. 그래도 믿을 구석은 있다.
K리그가 다시 한번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포항 스틸러스는 24일 오전 1시(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드 국립경기장에서 '사우디 최강' 알 힐랄과 202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을 치른다. 준결승에서 디펜딩챔피언이자 동해안 라이벌 울산 현대를 꺾은 포항은 무려 12년만에 ACL 결승에 올랐다. 현재 알힐랄과 함께 나란히 3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포항은 이날 승리할 경우, 최초의 ACL 4회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상대 알 힐랄은 기세나 전력에서 아시아 최강이라해도 손색이 없다. 최근 8년간 무려 4번이나 결승에 올랐다. 전력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사우디 국가대표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전현직 국대가 11명이나 된다. 오랜기간 발을 맞춰온만큼 조직력도 탄탄하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클래스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전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인 고미가 최전방에 있고, 지난 시즌 웨스트브로미치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마테우스와 포르투에서도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던 마레가도 있다. 후방에는 아시아 쿼터로 과거 대표팀의 핵심 수비수였던 장현수가 포진해 있다. 이들을 이끄는 것은 과거 AS모나코에서 킬리앙 음바페, 베르나르두 실바 등을 발굴하며 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던 레오나르도 지르딤 감독이다. 선수단 가치만 822억원에 달할 정도로, 물샐틈 없는 전력을 자랑한다.
반면 포항은 차포를 떼고 이번 결승전에 나선다. 그나마 최전방을 이끌었던 이승모마저 병역 봉사활동 문제로 이번 원정에 함께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최전방 자원인 타쉬, 김현성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나가 떨어진 가운데, 플랜B를 넘어 플랜C로 이번 결승에 임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골문을 든든히 지키던 강현무도 역시 부상으로 뛸 수 없다. 포항의 믿을 구석은 역시 '기동매직' 김기동 감독이다. 김 감독은 상황이 나쁠 때마다 깜짝 카드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올 시즌에도 일류첸코(전북 현재), 팔로세비치(FC서울), 김광석(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시즌 중반 송민규(전북)까지 떠났지만 기어코 팀을 ACL 결승까지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2009년 선수로 ACL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감독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에 이어 두번째다.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변화를 주기도 애매한 것이 냉정한 현실. 일단 김 감독은 정공법을 택할 전망이다. 신진호 신광훈 3선에, 강상우 그랜트 권완규 박승욱 포백이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강상우의 2선 포진과 박승욱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 등이 가능한 변화로 점쳐졌지만, 상대의 막강 측면 공격을 감안해 수비를 두텁게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알 힐랄이 이번 대회 기록한 18골 중 10골을 전반에 넣은만큼, 포항은 일단 초반을 잘 넘긴 뒤 후반 승부를 띄울 계획이다. 포항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14골 중 43%에 달하는 6골을 후반에 넣었다. 승부수는 팔라시오스 원톱이다. 팔라시오스는 지난 울산과의 준결승에서도 최전방에 나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의 진을 빼놓았다. 이어 임상협 강상우 등을 활용해 득점을 노릴 계획이다.
포항의 선수단 가치는 144억원. 알 힐랄의 6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객관적 열세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포항은 항상 이 전력적 열세를 김 감독의 기지, 그리고 포항만의 저력으로 넘어왔다. 이번에도 그 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수단 역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포항은 또 다시 기적을 쓸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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