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 여성 A씨는 찬바람이 부는 요즘 외출하기가 겁난다.
찬 공기가 볼 부위를 스치면 바늘로 얼굴을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진통제를 복용해도 그 때 뿐이다.
큰 병이 아닐까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은 A씨는 삼차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삼차신경통은 이마나 볼, 치아와 턱 부근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찌릿찌릿한 통증을 유발한다.
출산만큼 고통스럽다고 알려진 삼차신경통은 감각 신경에 분포된 수용체들이 차가운 자극을 감지한 후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탓에 겨울철에 발생하기 쉽다.
삼차 신경은 다섯 번째 뇌 신경으로, 세 갈래로 나눠진다고 해 '삼차신경'이라 부른다. 이는 얼굴 부위 감각과 씹는 근육, 온도 감각을 관장한다. 문제는 주변 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하면 혈관 박동이 삼차신경에 고스란히 전달돼 통증을 유발 즉, 삼차신경통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삼차신경통은 대부분 동맥, 정맥과 같은 혈관의 압박으로 발생하지만, 10% 미만에서는 뇌종양, 뇌동맥류 등 특정 질환에 의해 삼차신경이 손상돼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다음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삼차신경통은 뇌 MRI와 두개골 X선 검사, 근전도 검사를 통해 특정 질환에 의한 것인지, 혈관 압박에 의한 것인지 면밀히 원인을 파악한 다음 올바른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원인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질환이 그렇듯 삼차신경통 역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특정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경우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되지만, 혈관 압박에 의해 발생한 경우 별도의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약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지만, 장기간 복용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미세혈관감압술'을 고려해야 한다.
미세혈관감압술은 귀 뒷부분에 4~5㎝ 가량 절개 후 삼차신경과 뇌혈관 사이에 수술용 스펀지를 삽입한 다음 신경과 혈관을 분리하는 신경외과적 치료법이다. 이는 원인적으로 접근한 치료법으로,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시행돼 왔다. 특히 강남베드로병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미세혈관감압술 후 고어텍스 밴드와 브레인겔을 이용해 분리된 신경과 뇌혈관을 고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방식은 재발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윤강준 대표원장은 "미세혈관감압술은 삼차신경통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그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 다만 뇌 신경을 다루는 치료법이기에 풍부한 임상 경험과 전문적 술기를 지닌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삼차신경통은 뾰족한 예방법이 없어 무서운 질환이지만,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원인을 파악한다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초기 진료를 놓칠 경우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어 제때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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