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정 훈(34·롯데 자이언츠)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숨은 알짜배기'로 급부상하고 있다.
FA 공시 전까지 정 훈을 향한 시선은 엇갈렸다. 올 시즌 성적은 135경기 타율 2할9푼2리, 14홈런 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8. 올 시즌 성적이나 그간 커리어를 돌아볼 때 '대어'라는 타이틀을 붙이긴 어렵고, 30대 중반의 적잖은 나이도 걸림돌로 여겨졌다. 하지만 FA등급이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150%만 지급하면 되는 C등급으로 분류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정 훈은 2010년 롯데 입단 후 주전-백업을 오가면서 꾸준히 출전해왔다. 2루수로 출발해 중견수를 거쳐 최근엔 1루수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이대호와 로테이션으로 1루를 커버하면서 3할 후반의 출루율과 4할 중반의 장타율 등 타선에서도 기여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올 시즌 142안타를 치면서 프로 데뷔 후 최다 볼넷(68개)을 얻어냈고, wRC+(조정 득점 창출력)도 121.9(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강조되는 출루, 클러치 능력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에서 리드오프 뿐만 아니라 중심 타자, 하위 타선 연결 고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던 점도 돋보인다.
이번 FA시장에서 정 훈이 소위 '대박'을 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와 수비 활용도 등에서 점수가 깎이는 면이 없지 않다. 현재 외부에서 정 훈을 바라보는 팀들도 '알짜'라는 점에는 동의히지만, 계약 규모 면에선 중하위권을 예상하는 눈치.
원소속팀 롯데는 정 훈과의 계약 여부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팀 공헌도와 미래 가치 등을 고려해 적정선의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 이런 가운데 외부에서 정 훈을 주시하는 시선이 적극 협상으로 돌아서면 기류가 미묘하게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내-외야 로테이션 또는 타선 강화, 유망주 육성 전까지 자리를 메워줄 선수가 필요한 팀에서 정 훈에게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정 훈이 롯데에서 받은 연봉은 1억원. 외부 FA 계약시 보상 규모는 선수 없이 보상금 1억5000만원이다. 크지 않은 보상 규모와 최근 두 시즌 간의 활약상은 여러 팀의 관심을 끌 만하다. 정 훈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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