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990년대 넘버원 타자 배리 본즈는 1992년 말 FA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4375만달러에 계약했다. 총액, 평균 연봉 모두 당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그런데 1996년 11월 앨버트 벨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5년 5500만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하며 자신을 넘어서자 본즈는 구단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결국 계약이 2년 더 남았는데도 1997년 2월 스프링캠프 개막을 앞두고 2년 2290만달러를 붙여 2000년까지 계약을 연장한다. 연장 계약 분만 따지면 평균 연봉 1145만달러로 벨을 넘어섰다.
최근 탬파베이 레이스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특급 신인 완더 프랑코와 12년 총액 2억23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프랑코는 올해 6월 데뷔해 빅리그 경력 70경기가 전부인 '초짜'다. 풀타임 1년 미만의 선수로는 계약기간과 총액 모두 역대 최고 수준. 2019년 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가 맺은 8년 1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스무살 풋내기가 돈방석에 앉았다는 소식은 대형 계약을 노리는 20대 초반 특급 스타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충분하다.
CBS스포츠는 지난 25일(한국시각) 프랑코처럼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가능한 젊은 선수 7명을 꼽았는데,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후안 소토가 6위로 언급됐다.
이 중 주목받는 선수는 도미니카공화국이 고향인 소토다. 그는 올시즌 타율 3할1푼3리, 29홈런, 95타점, 111득점을 올리며 'All-MLB 팀' 외야수 부문에 선정됐다. 풀타임 3시즌을 마친 그는 프랑코는 물론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의 역대 최고액을 욕심낼 후보로 꼽힌다.
프랑코의 메가딜 소식을 처음 전한 도미니카공화국 헥터 고메즈 기자는 트위터에 '후안 소토가 12~13년 계약에 프랑코가 보장받은 금액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그러자 MLB네트워크 존 모로시 기자는 '소토의 다음 계약은 마이크 트라웃급이 될 것'이라며 한 술 더 떴다. 트라웃은 2019년 3월 12년 4억2650만달러에 연장 계약을 했다. 기존 6년 계약의 남은 2년간 6500만달러에 10년 계약을 붙인 것이다. 당시 트라웃의 나이는 28세였다.
소토는 올해 23세이고, FA 자격은 3시즌을 더 뛰고 2024년 말에 얻는다. 나이와 경력으로 봤을 때 트라웃의 몸값을 따라잡는 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계약 시점은 당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인데다 소토가 우승 경쟁력을 지닌 팀을 원하기 때문이다. 보라스는 연장 계약보다 FA 시장 공략을 선호한다. 3년을 기다렸다가 소토의 시장 가치를 제대로 받아볼 공산이 크다.
게다가 워싱턴은 최근 간판 선수들과의 대형 계약을 꺼리는 구단으로 전락했다. 지난 여름 맥스 슈어저를 트레이드로 보냈고, 2년 전 내야수 앤서니 렌던, 3년 전 브라이스 하퍼를 각각 FA 시장에서 놓쳤다. 보라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소토는 꾸준히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팀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고 밝혔다. 워싱턴은 올해 승률 4할1리로 동부지구 꼴찌였다. 워싱턴과의 연장 계약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다.
19세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소토는 FA 시점에 26세 밖에 안된다. 고향 후배인 프랑코나 같은 외야수인 트라웃이 문제가 아니다. 5억달러(약 5980억원) 시대를 열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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