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관객을 감동시킨 관록의 배우들이 청룡 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모가디슈' 허준호와 '세자매' 김선영이 쟁쟁한 신스틸러 후보들을 제치고 올해 청룡영화상 남여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허준호는 '모가디슈'에서 주 소말리아 북한대사관 림용수 대사를 역할을 맡아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자신의 사람들을 위해서는 자존심을 굽힐 줄 아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그려졌던 북한 고위관리직의 모습을 탈피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극찬을 이끌어 냈다.
수상자로 그의 이름이 호명되자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김윤석 조인성 등 '모가디슈' 식구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특히 허준호와 함께 조연상 후보에 오른 구교환은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치 자신이 받은 듯 밝은 표정으로 박수를 쏟아내며 선배 허준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995년 제16회 청룡영화상에서 '테러리스트'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후 26년만에 트로피를 다시 품게 된 허준호는 무대에 올라 "작품하면서 행복한 순간이 간혹 있긴 했는데 2019년 행복한 작품을 만났다. 류승완이란 사람이 아무 것도 없이 해달라는 믿음 하나로 달려갔는데 거기에 있는 배우들부터 막내 소품 녀석까지 모두 그 위험한 작품을 촬영하면서 한 명도 안다치고 행복하게 촬영했다. 꿈에 그리던 현장이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과거 9년 간의 연기 공백기를 갖기도 했던 그는 "한국영화가 발전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공백기가 있어서 잘 알지 못햇는데, 그 경험을 ('모가디슈'를 통해) 벅차게 했다. 이 행복한 작품이 기록이 아닌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작품하게 돼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사고 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생애 첫 청룡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선영은 '세자매'에서 어린 시절 가정 폭력으로 부터 받은 고통과 상처를 숨기고 '괜찮다'는 말로 버티며 살아온 소심덩어리 가정주부 희숙 역을 맡았다. 가려져 있던 모든 상처들이 어느 순간 곪아 터져 모든 게 흔들리게 되는 인물의 감정을 밀도 높언은 연기로 선보였다.
청룡영화상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김선영의 눈시울을 곧바로 붉어졌다. '세자래'를 통해 김선영과 '진짜 자매'가 된 문소리, 장윤주의 눈에도 물기가 어렸고 이내 따뜻한 포옹으로 축하의 말을 대신했다. 김선영의 남편이자 '세자매' 이승원 감독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무대 위에 오른 김선영은 무대 위에 올라 문소리와 장윤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세자매'는 작은 영화인데 5개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나는 이 상을 안받아도 너무 작은 우리 영화가 5개 부문이나 후보에 오른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여기에 있는 많은 선배, 후배, 배우님들, 감독님들의 모든 작품과 연기가 내가 연기하는데 교과서고 감사하다. 늘 다 훔쳐보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에 출연할 수 있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이승미 기자 sm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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