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좋은 후배이자 여자배구 지도자다. 다만 코트는 내겐 직장이다. 안타까운 감정은 감정이고, 일은 일이다."
고난에 빠진 후배를 향한 안타까운 속내.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속내를 드러냈다.
박미희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센터와 세터, 양 날개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내며 공수에 능했던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1990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이기도하다.
그리고 2014년 흥국생명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 이후 V리그의 두번째 여성 사령탑이었다. 조 전 감독과는 달리 흥국생명에서 7년째 재직하고 정규시즌 우승 2회, 통합 우승 1회 포함 감독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박 감독에게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은 각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도희 전 현대건설 감독에 이어 V리그의 4번째 여성 사령탑(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항명' 논란에 휘말린 현재 위치는 매우 위태롭다.
박미희 감독은 1일 AI 페퍼스(페퍼저축은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18일에 맞붙는)기업은행과의 경기 전까지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사니 대행과의 악수 거부'에 대해서는 "감독들끼리 모여서 어떻게 하자고 합의한 것은 아니다. 이심전심이고, 나 역시 다른 감독님들의 의견을 존중할 뿐"이라고 전했다. 다만 "감정은 감정이고, 일은 일"이라며 단호한 속내도 드러냈다.
"개인적으론 안타깝다. 좋은 후배고, 흔치 않은 여성 배구지도자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코트는 우리에겐 직장이다. 내가 안타까워하는 마음과 일은 확실히 구분하고 싶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V리그 최고령, 최고참 사령탑이다. 김 감독은 "요즘 여러모로 심려를 끼쳐 배구계 고참으로서 사과드린다. 하루빨리 슬기롭고 현명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특히 (페퍼저축은행vs기업은행 맞대결이 열리는)5일 전에"라며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팬이나 언론이나 힘들고 피곤한 때다. 오늘 재미있는 경기, 신나는 경기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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