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에이스'의 자존심이 많이 상한 듯하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4일 광주를 찾은 양현종 에이전트를 만나 FA 협상 수정안을 제시했다. 화두는 보장액(계약금과 연봉)이었다. 사실 양현종은 선수 인생의 마지막 FA 협상에서 최대한 대우를 받고 싶어할 수밖에 없다. 처음으로 계약금이 발생한다. 첫 FA 자격을 갖췄던 2016년에는 일본 진출을 고민하다 계약금 없는 단년 계약을 받아들였다. 당시 해외진출과 맞물린 사이 KIA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최형우를 4년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4년간 60억원)에 영입하면서 해외진출의 마음을 접고 잔류하기로 한 양현종에게 계약금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KIA가 제시한 보장액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센티브가 더 많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년 FA 계약 당시에도 인센티브 달성 기준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면 받을 수 있게 돼 있었다.
KIA 관계자는 "'협상 결렬'이라는 표현보다는 구단이 제시한 수정안에 대한 양현종 측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협상 테이블에서도 분위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여기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과열된 FA 시장과 양현종의 협상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양현종이 FA 협상 수정안을 받았던 지난 14일 공교롭게도 두 차례 FA 이적이 성사됐다.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피'일 것 같았던 외야수 박해민이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LG 트윈스로 둥지를 옮겼다. 곧바로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박건우가 6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사인하면서 NC 다이노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헌데 양현종 측은 경쟁을 포기했다. 지난 10월 초 미국야구 도전을 끝내고 귀국하자마자 구단을 찾아 "KIA만 바라보겠다"고 선언했다. 46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불할 팀은 사실상 없다. 결국 보장액을 향상시킬 수 있는 외부요인은 없다고 봐야 한다.
내부 평가도 썩 좋은 건 아니다. 2019년 '커리어 하이'급 성적을 냈지만, 2020년부터 내리막을 타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무리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세부지표도 하향세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도 1승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커리어상 최대 위기다. 그럼에도 FA 총액에 구단과 선수 측이 합의를 했다면 충분히 구단이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고 볼 수 있다. 인센티브 역시 달성하지 못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과 승부욕이 강한 양현종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실패한 협상은 아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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