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19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 2021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 최종 3차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난적' 제주삼다수(이하 제주)를 물리친 직후 서울시청의 우승 세리머니, 김영무 감독이 림 커팅식을 위해 나서는 순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퍼졌다. "사랑하는 감독님, 생일 축하합니다." 누군가가 시작한 선창은 목 터져라 부르는 합창이 됐다. '천생 사나이' 김 감독의 눈에선 이내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19년 농구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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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청 휠체어농구단(이하 서울시청)이 2021 KWBL 휠체어농구리그 통합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3연속 우승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서울시청은 올시즌 정규리그를 15연승 무패 1위로 마무리하며 극강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챔피언의 명운을 결정 짓는 3번의 승부, 제주의 도전은 거셌다. 2015년 리그 창설 후 2018년까지 단 한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원조 1강' 제주는 플레이오프에서 춘천시청을 꺾은 후 놀라운 뒷심을 보여줬다. '주장이자 에이스' 김동현, '베테랑 슈터' 김호용의 맹활약에 조현석이 힘을 보탰다. 서울시청은 주장 이윤주가 맞불을 놓았고, '최고의 가드' 오동석이 위기 때마다 신들린 3점포를 쏘아올렸다. 서울시청 김 감독과 제주 이선연 감독의 지략 대결 속에 매경기 예측불가,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 서울시청은 1차전 연장혈투 끝에 60대56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 56대58로 패했고, 최종전에서 69대64,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서울시청은 2019년 이후 3년 연속 통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승1패를 주고받은 후 이겨야 사는 마지막 3차전, 제주가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 한때 7점차까지 앞섰고, 3쿼터 중반까지 리드를 유지했다. 절정의 슈팅 감각을 뽐낸 조현석이 24득점, 김동현이 20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3쿼터 5분을 남기고 33-39로 밀리던 서울시청의 반전은 눈부셨다. 이윤주가 연속 득점에 성공하고, '해결사' 오동석의 3점포가 작렬하며 순식간에 50-47, 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 제주는 김호용(4.0포인트)의 5반칙 퇴장으로 선수 운용에 난항을 겪었고, 서울시청은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종료 14초 전 이윤주의 날카로운 슈팅이 림을 갈랐다. 69대64,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서울시청 선수단이 뜨겁게 환호했다.
2010년 창단한 서울시청은 2015년 출범한 KWBL리그에서 2019년, 2020년에 이어 3연속 통합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선수단 10명 중 5명이 국가대표이고, 주전, 비주전 구분없이 전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올해 전국체전 3연패에 이은 통합우승 3연패 위업까지 달성했다. 춘천시청으로 이적한 조승현 등 에이스의 공백을 팀워크로 이겨냈고, 오동석, 곽준성, 임동주 등 2.0포인트 이하 선수들이 압도적 실력과 절대적 투혼으로 내달리며, 위기를 딛고 기어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0년 서울시청 창단 멤버로, 첫 3연패 역사를 이끈 김 감독의 눈가는 세리머니 내내 촉촉히 젖어 있었다. 지난해 가을, '레전드' 한사현 감독이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후 올해 초 사령탑에 부임했다. 명가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도, 부담감도 컸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큰 생일선물을 받았다. 울컥했다"며 벅찬 소감을 털어놨다. 우승 후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역시 스승이자 멘토로 2019년 첫 우승을 이끈 고 한 감독이었다. "한 감독님께서 유난히 호반체육관을 좋아하셨다. '우리하고 잘 맞는다. 호반의 기운이 좋다'는 말씀을 하셨다. 오늘도 늘 그렇듯 '감독님 도와주세요. 힘 좀 실어주세요' 기도하고 나왔는데…, 감독님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매경기 짜릿한 승부를 함께 이어간 '호적수' 제주를 향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이선연 감독을 비롯한 제주 선수들은 정말 훌륭했다. 우리를 많이 연구하고 많은 준비를 나온 것이 느껴졌다.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팀워크로 이겨내긴 했지만 매경기 정말 좋은 승부였다.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서울시청의 3연패는 원맨팀이 아닌 원팀의 승리라 더욱 빛났다. 김 감독은 "조승현 선수가 춘천시청으로 간 후 다들 리그 3위 전력이라고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과 플레이, 팀워크를 맞추다보니 이기게 되고, 이기다 보니 자신감도 붙었다"며 '위닝멘탈리티'의 비결을 전했다.
3연패 이후에도 계속해서 '함께' 휠체어농구의 역사를 써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내년에도 우린 흔들림 없이 앞만 보고 갈 것이다. 누가 빠진다고 해도 그 빈자리를 또 메우면서 또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막내 윤석훈 선수의 성장도 기대한다. 내년에도 우리 서울시청은 자신 있다."
춘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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