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씨, 그 매력 진작에 좀 보여주시지 그랬어요!"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보다가 무릎을 탁 쳤다. 역시 송혜교구나. 어쩐지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거늘.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가 종방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송혜교(하영은 역)의 매력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좀 더 일찍 이런 면을 보여줄 것을, 제작진의 오판과 느린 연출 호흡이 절로 안타까와진다.
'지헤중'은 초반 시청률 7~9%에서 슬슬 하락곡선을 그리더니 25일엔 5%대까지 무너졌다. 13회 시청률은 4.9%로 경쟁작인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12%대를 찍으면서 힘차게 달라가는 것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와 반비례하듯, 이야기는 탄력이 붙고 송혜교(하영은 역)의 일과 대한 열정과 우정이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좀 더 일찍 이런 면을 강조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제작진의 오판과 느린 연출 호흡이 안타깝다는 평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4, 25일 방송된 '지헤중' 12회와 13회에서 송혜교는 일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카리스마, 먼 길 떠나보내야 하는 친구를 위하는 절절한 마음 등을 설득력있게 펼쳐냈다.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딱 절제된 연기톤이 송혜교의 오랜 연기 내공을 입증해준 장면들이 이어졌다.
12회에선 그간 지리하게 펼쳐지던 만남-이별-재회의 주된 이야기 전개 속에서 겉도는 듯한 느낌을 안겨줬던 패션회사의 이야기가 나름 스릴을 더해가면서 워킹우먼으로서 송혜교의 매력을 보여줬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를 성공(드라마여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 맛에 드라마 보는 것 아닌가)으로 이끄는 송혜교의 카리스마 덕에, 시청자들은 언택트 패션쇼의 창에 접속하는 바이어들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같이 박수를 쳤다. 그간 사랑에 지나치게 목매는 듯한 극중 모습에 '또 익숙한 그 멜로연기'라고 채널을 돌렸던 시청자들이 이제야 주인공의 상황에 완벽 감정이입할 수 있는 장이 열렸던 셈이다.
이뿐아니다. 송혜교가 암으로 투병중인 친구를 향한 마음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 문을 세게 두드렸다. 극중 송혜교는 친구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모두의 기억에 남기려는 뜻에서 패션쇼 모델로 설 기회를 준다. 패션쇼에서 너무나 아름다워 슬퍼보이는 친구를 보면서 송혜교는 울다가 미소짓다가를 되풀이했다. 절대 통곡을 하거나 눈물 뚝뚝 예쁘게 떨어뜨리지 않는다. 웃는 얼굴에 눈물만 살짝 보이는 절제된 연기. 슬픔은 속으로 삭이면서, 시청자들은 대성통곡하게 만드는 명장면을 빚어낸 것.
사실 어찌보면 송혜교의 최대 장점과 파워는 이런 부분일 텐데. 드라마 초중반까지 익숙한 멜로 연기를 과소비하면서 '안전'한 시도를 했던 연출진의 느린 호흡이 안타까울 뿐이다. 워맨스와 일에 대한 열정, 카리스마를 좀 더 방송 초반에 강조하면서 송혜교의 캐릭터를 보다 신선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었다면 훨씬 좋았으리란 아쉬움을 목소리가 높다.
남은 3회 동안 연기의 달인 송혜교가 어떤 마무리를 지을까. 송혜교와 헤어지는 것이 '뒤늦게' 아쉬울 시청자들을 위해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지 궁금해지는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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