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벤투호 황태자' 황인범(25·루빈 카잔)은 더할나위 없는 2021년을 보냈다. 국가대표팀 데뷔 초창기 경기마다 팬들의 질타를 받은 '국민욕받이' 이미지를 벗고 국가대표팀 대들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9~11월에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에서 그야말로 대체불가의 존재감을 과시,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공격 기회를 만들었고, 날카로운 킬패스와 정확한 중거리슛으로 직접 마무리에도 가담했다. 한마디로 '마에스트로'였다. 여기에 지난 크리스마스에 5년 연애한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리며 2021년을 '해피'하게 마무리했다.
황인범은 결혼 전 '스포츠조선'과 한 전화인터뷰에서 "따로 준비한 건 없었다. 대표팀 경기를 즐긴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즐겨보자고 생각했다. (정)우영이형의 '인범아, 너 하고 싶은 거 아무렇게나 해라'는 얘기가 힘이 됐다. (이)재성이형은 내가 압박을 가야 할 상황인데 어느새 달려와 압박을 해주곤 했다. 성격 좋은 형들과 대화하고 고민을 한 게 시너지 효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미드필더 파트너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금의 입지는 2019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나면 비판의 목소리와 악의적인 댓글이 쏟아졌다. 황인범은 "팬분들이 너무도 중요한 존재란 건 안다. 그래도 외부의 평가에 흔들려 나를 믿어주는 이 팀에 해가 돼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를 향한 비난을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동기부여로 삼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벤투호와 황인범은 그런 의미에서 닮았다. 2018년 출항한 벤투호도 풍파를 견뎌내며 현재의 완성도를 갖췄다.
전 국가대표 주장 기성용(FC서울)은 "나도 인범이의 플레이를 즐긴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황인범은 "성용이형, (이)청용이형, (구)자철이형을 보며 꿈을 키웠다. 그런 선배에게 칭찬을 들으니 무한한 영광"이라며 "선배들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놨다. 직접 해보니 쉬운 게 없다. 그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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