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의 특급 윙어' 바로우는 경기 전 아픔을 겪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한국에 남았다. 울산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를 뛰기 위해서였다. 후반 13분 바로우는 두손을 치켜들며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께 골을 바쳤다.
장군 멍군 속, 시즌 세번째 '현대가 더비'는 무승부로 끝이 났다. 전북과 울산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7라운드에서 1대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선두' 울산(승점 52)과 '2위' 전북(승점 46)은 승점차를 그래도 6으로 유지했다. 올 시즌 '현대가 더비'도 1승1무1패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의 분위기는 달랐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홍 감독은 "이 경기에서 이긴다고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남은 전북과의 경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며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경기 운영적인 측면에서 비기는 것도 염두에 둘 것"이라고 했다. 반면 '추격자' 김상식 전북 감독은 달랐다. 김 감독은 "이번 경기는 한 경기 이상의 의미다. 한 경기로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비기는게 아니라 이기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 팀 감독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것이 '선제골'이었다. 최근 6번의 맞대결에서 0대0 무승부로 끝난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제골을 넣은 팀이 승리했다. 홍 감독은 "우리가 전반에 골을 내주고, 후반에 쫓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라이벌전은 선제골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만큼 공격적으로 해야 하지만 초반은 밸런스 있는 경기를 해야할 것 같다"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선제골은 울산의 몫이었다. 울산의 해결사는 전북이 가장 경계했던 엄원상이었다. 김 감독은 "맹성웅에게 엄원상의 뒷공간 침투를 막으라고 했다"고 했다. 엄원상은 전반 7분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로 전북의 왼쪽을 무너뜨린 후 오른발슛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은 엄원상에게 연결되기 전 김태환이 바로우를 밀었다고 강력히 항의했지만, 정동식 주심은 VAR(비디오판독) 끝에 득점을 인정했다.
이 판정 후 전반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 진행됐다. 전북은 계속해서 주심 판정에 불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울산은 김태환을 앞세워 전북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바로우 봉쇄 작전에 나섰고, 성공을 거뒀다.
전반 37분 전북이 기회를 잡았다. 바로우의 로빙 패스를 김보경이 잡는 과정에서 설영우가 어깨를 잡아챘고, 주심은 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구스타보가 나섰지만, 슈팅은 조현우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혔다. 비겨도 성공인 울산 입장에서는 최상의 전반,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전북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안풀리는 전반이었다.
후반 동점골이 필요한 전북이 공세에 나섰다. 결국 동점골이 터졌다. 해결사는 바로우였다. 전반 내내 상대의 거친 몸싸움에 고전했던 바로우는 후반 13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김태환을 돌파하며 때린 오른발슛이 김기희를 맞고 그대로 울산 골라인을 넘었다. 바로우는 어머니 영전에 득점을 바치며 위기의 전북을 구했다. 분위기를 탄 전북은 경기를 주도했고, 울산은 지키기에 나섰다. 남은 시간 양 팀은 한교원(전북) 이청용(울산) 등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더이상 골은 나지 않았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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