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오재일이 좌타자라 피렐라의 승부했을까.
야구에서는 감독, 선수들의 순간 판단이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순간들이 많다. 선수 교체, 작전 등으로 경기 향방이 완전히 달라진다. 감독은 자신의 선택에 경기가 어렵게 흘러가면, 그날 밤 불면의 고통을 맛봐야 한다. '내가 왜 그 때 그 선택을 했을까'라고 수천번 생각을 하며 말이다.
어제는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이 불면의 밤을 보냈을 것 같다. KIA는 대구 원정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 연장 접전 끝에 2대3으로 패했다. 상대 호세 피렐라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장면이 있었다. 연장 10회말 삼성 공격. 삼성은 1사 2, 3루 천금 찬스를 맞이했다. 타석에는 피렐라. 이날 안타가 없었지만 리그 타율 2위, 홈런 3위의 강타자다. 삼성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마지막 순간에 나타난 것이다.
원정팀 KIA는 1점만 주면 게임 끝이었다. 1루를 채우는 게 큰 의미가 없었다. 다시 말해, 피렐라를 1루로 내보내고 오재일과 승부를 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뀐 투수 고영창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그리고 2구째 승부구를 통타당했다. 고영창이 이렇게 정면 승부를 한 건 벤치의 지시 없이 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 결국 KIA 벤치가 피렐라와의 승부를 선택한 것이다.
힘이 좋아 툭 치면 희생플라이 가능성이 높고, 타구도 빨라 전진 수비 상황에서 내야를 빠져나갈 확률도 높은데 왜 피렐라였을까. 차라리 만루를 채워놓고 수비를 해야 땅볼 시 홈에서 태그 플레이를 안해도 되니 더 유리하다. 피렐라 본인도 경기 후 "나와 승부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을 정도의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오재일은 최근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었다. 이날 KIA전 오랜만에 2루타를 1개 쳤지만,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7푼2리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8월에 열린 5경기에서 14타수 1안타였다. 확률적으로 오재일과 승부하는 게 더 현명한 판단일 수 있었다.
분명 김 감독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이유를 찾아봐도 우완 고영창과 좌타자 오재일의 '좌우 상성' 외에는 선택의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 아니면 고영창에게 피렐라와 어려운 승부를 주문했는데, 제구가 안돼 공이 몰린 것일 수도 있다. 1구째는 허를 찔러 몸쪽 승부를 했고, 2구째는 포수가 바깥쪽으로 많이 빠져 앉았는데 공이 다소 몰리며 피렐라의 방망이에 걸린 듯 보였다. 그래도 피렐라에게 허무하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KIA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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