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별하고 나니 그 선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2022년을 끝으로 KT 위즈와 이별한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야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KT 위즈의 고영표와 소형준,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바로 데스파이네가 자신의 집에서 머물면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지난시즌 중반부터 얘기가 됐던 부분. 1월에 따뜻한 곳에서 훈련을 하고 싶었던 고영표와 소형준에게 데스파이네가 자신의 집에서 기거하면서 자신이 훈련하는 트레이닝 센터에서 함께 훈련할 것을 제안했고, 이는 데스파이네가 재계약을 하지 않게 됐음에도 유효했다. 여기에 자신과 친분이 많지 않은 원태인까지 데스파이네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선뜻 자신의 집을 내주면서까지 동료들을 위하는 외국인 선수를 보긴 쉽지 않다. 더이상 KT 선수가 아님에도 데스파이네는 한번 맺은 인연의 끈을 자르지 않고 더욱 단단하게 이어 붙였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KT를 떠난 윌리엄 쿠에바스 역시 한국 사랑이 대단했다. 보통 외국인 선수는 퇴출이 결정되면 빠른 시일 내에 짐을 챙겨 본국으로 떠나는데 쿠에바스는 떠나지 않았다. 팔꿈치 재활을 한국에서 했다. 구단도 흔쾌히 수원구장에서 재활하는 것을 허락했다.
쿠에바스는 자신을 대신해서 온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에게 한국 야구에 대한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쿠에바스의 조언이 효과가 있었는지 벤자민은 오자마자 좋은 피칭을 선보였고 재계약까지 할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를 보통 용병이라고 한다. 오로지 성적을 위해 데려온 선수다. 하지만 KBO리그에선 이제 외국인 선수를 가족처럼 대한다. 그래서 한국을 떠난 뒤에도 선수나 코치, 프런트와 계속 인연을 맺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는 한국에 있는 동안 KT 선발진을 잘 이끌어왔었고, 지난해엔 창단 첫 우승을 이뤄냈다. 이들과 헤어지니 더욱 그들을 잘 뽑았었다는 흐뭇함이 생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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