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투수 왕국' KIA 타이거즈, 선발진 뎁스는 여전히 탄탄하다.
'대투수' 양현종(35)과 '차세대 에이스' 이의리(21)가 토종 원투 펀치를 형성한다. 여기에 새 식구로 합류하는 숀 앤더슨(29)과 아도니스 메디나(27)가 뒤를 받친다. 1~4선발이 일찌감치 정해졌다. 여기에 또 다른 선발 자원 임기영(30)까지 보태면 5인 로테이션은 어렵지 않게 완성된다.
하지만 5선발 자리는 변수가 있다. 더욱 강해진 KIA의 뎁스상 임기영이 선발진에 무혈입성할 것으로 보기 쉽지 않다.
'전역생' 김기훈(23)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입대 전까지 구속에 비해 제구 문제가 두드러졌던 김기훈은 선발보다는 불펜에 어울리는 자원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퓨처스(2군) 선발 등판을 거듭하면서 영점을 잡아갔다.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16경기 85⅓이닝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5, 피안타율 2할1리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친정 KIA로 복귀한 뒤에도 첫 등판(2022년 9월 23일 창원 NC전, 1⅔이닝 2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이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기훈은 150㎞의 빠른 공을 앞세운 구위형 투수. 상무에서 제구 문제 해답을 찾으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그동안 불펜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멀티 이닝 소화 뿐만 아니라 선발 역할도 해낼 수 있다. 특히 올해 KIA가 외인 구성에서 드러나듯 구위 위주의 선발진 구성으로 안방 불안의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관점에서 볼 때, 김기훈의 선발 경쟁 참가 가능성은 꽤 높다.
또 다른 변수는 루키 윤영철(19)이다. KIA는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윤영철의 투구보다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내달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할 스프링캠프에 동행시키면서 가능성을 테스트하기로 했다. 고교 시절 최고 구속 145㎞였지만, 구위가 좋고 구속 상승 가능성도 높은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 투구에 따라 선배 이의리처럼 '데뷔 시즌 선발진 합류'의 성과를 만들 수도 있다.
세 선수의 특성, 전체 선발진 구성을 놓고 보면 여전히 임기영이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1~4선발에 좌완(양현종 이의리)과 우완(앤더슨 메디나) 밸런스는 이미 맞춰져 있다. 같은 좌완인 김기훈 윤영철보다 사이드암 임기영이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 그러나 캠프 과정에서 김기훈 윤영철이 이런 구성의 장점을 넘어설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5선발 구도 변화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하다. 경쟁 여부에 따라 롱릴리프, 대체 선발 계산까지 마칠 수 있다는 점은 숨은 이득이다. 이래저래 행복한 고민에 빠진 KIA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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