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한민국 사상 최악의 피랍 사건이 16년 만인 2023년 설날 스크린에서 다시 펼쳐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충격적인 그날의 사건, 임순례 감독과 배우 황정민, 현빈의 뜨거운 만남이 설 극장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교섭'(임순례 감독, 영화사 수박 제작).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교섭'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피랍사건 해결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교섭 전문 외교관 정재호 역의 황정민, 무슨 수를 쓰든 인질을 구출하려는 중동·중앙아시아 전문 국정원 요원 박대식 역의 현빈, 아프가니스탄 뒷골목에서 살아남은 잡초 같은 한국인이자 현지에서 카심으로 불리는 이봉한 역의 강기영, 그리고 임순례 감독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피랍 사건으로 기록된 2007년 7월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한인 피랍 사태를 영화화한 '피랍'은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을 중심으로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사활을 건 사람들의 악전고투를 전면에 내세웠다. 선악의 이분법보다 생명의 존엄을 강조한 '피랍'은 임순례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과 황정민·현빈·강기영 등 명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논란을 정면 돌파, 올해 가장 파격적인 문제작으로 위용을 드러냈다.
이날 임순례 감독은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피랍 사건을 영화한 이유에 대해 "이 사건은 어느 시간에 바라보느냐에 따라 민감한 소재로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주저했던 것도 맞다. 동일한 사건도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미지의 땅, 그리고 탈레반이라는 알지 못하는 잔혹한 집단을 상대로 우리 국민을 지켜야 하는 사명을 가진 공무원, 또 국가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 기존에 다루던 영화와 다른 이색적인 영화가 될 것 같아 연출하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배우들은 민감한 소재에 대한 부담보다 작품의 진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황정민은 "'교섭'은 임순례 감독이 하자고 해서 하게 됐다. 사실 임순례 감독은 '와이키키 브라더스'(01)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내가 영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분이다. 그래서 다시 만나고 싶었고 이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재호라는 인물은 창작된 인물이다. 정재호라는 사람이 한국의 대표 직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 에너지를 관객에게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내겐 더 중요했다"고 진정성을 전했다.
임순례 감독은 "액션, 폭파 장면을 처음 촬영했다. 황정민은 그런 액션 영화를 많이 찍어서 거의 특수효과 팀처럼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현빈도 액션 영화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두 배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결국 이 영화는 교섭하는 장면이 핵심이다. 황정민은 의자에 앉아 가만히 앉아 대사와 표정만으로 긴장감을 전달한다. 역시 그 부분에 있어서 '이래서 황정민, 황정민' 하는구나 싶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는 나보다 경험이 적었던 황정민이지만 '교섭'에서는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아 도움을 많이 받고 신뢰를 받으며 작업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현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나 역시 황정민 선배와 비슷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박대식이란 인물 역시 허구의 인물이다. 사람을 구해야 하는 역할이 있는 캐릭터다. 그 부분에 더 생각하고 그 시선으로 작품을 선택했다. 민감한 소재라고 해서 출연을 고민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강기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아주 조금도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카심이라는 창작된 인물이 내게 다가온 매력이 더 컸던 것 같다. 배역에 포커스를 맞췄고 거기에 황정민, 현빈 선배가 있었다. 또 임순례 감독이 있어서 너무 욕심 났다"고 덧붙였다.
'교섭'은 황정민, 현빈, 강기영 등이 출연하고 '리틀 포레스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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