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T 위즈 강백호가 반토막 난 연봉에 사인하고 전지훈련을 떠나기로 했다.
KT 구단은 29일 강백호 등 선수단 전원과 2023년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구단과 삭감폭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강백호는 결국 47.3% 삭감을 받아들였다. 작년 연봉 5억5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가 깎여 나갔다.
지난 5년간 구단을 대표해 온 젊은 타자의 '기(氣)'를 너무 누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KT의 결정은 단호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강백호는 작년 62경기에서 타율 0.245(237타수 58안타), 6홈런, 29타점, OPS 0.683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발가락을 다쳐 두 달 가까이 재활군 신세를 졌고, 6월 초 복귀해서도 햄스트링을 다쳐 7월 초부터 한 달 넘게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2018년 데뷔 이후 모든 게 '커리어 로'였다. 구단은 연봉 산정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 강백호를 압박했다.
강백호의 연봉은 2018년 첫 시즌 2700만원에서 신인왕 수상에 따라 2019년 1억2000만원으로 올랐고, 2020년 2억1000만원, 2021년 3억1000만원에 이어 작년에는 5억5000만원으로 매년 급상승했다. 가정이지만, 지난해 부상을 당하지 않고 평소 실력을 발휘했다면 올해 7억원대로 올라섰을 수도 있는 페이스였다.
연봉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온 열정을 쏟는 현실적 이유다. 받는 만큼 열심히, 건강하게 뛰어야 한다. 부상은 선수 뿐만 아니라 구단과 팬들에게도 치명적이다.
강백호는 한 번도 부상자 명단 신세를 지지 않고 142경기에 출전한 2021년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 OPS 0.971을 마크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아프지 않다면 연봉을 다시 끌어올릴 기회와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이번에 반토막 난 연봉은 마흔까지 끌고 갈 야구 인생에서 '별것' 아닌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지금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가치를 인정받는 FA 시대이고 자유로운 해외 진출의 시대다.
강백호는 지난해 등록일수 114일에 그쳐 FA 한 시즌 기준인 145일을 채우지 못했으나, 두 차례 국가대표 성적으로 쌓은 40포인트를 더해 온전히 한 시즌을 만들 수 있다. 강백호는 2019년 프리미어12 준우승으로 30포인트, 2020년 도쿄올림픽 4위의 성적으로 10포인트, 합계 40포인트를 획득해 40등록일을 인정받았다. 즉 입단 후 5년을 뛴 그대로 FA 자격 기준 5시즌을 고스란히 만족한다.
앞으로 두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면 2024년 말 구단 동의를 얻어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고, 한 시즌을 더 얹은 2025년 말에는 FA 자격을 획득한다. 물론 별다른 부상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
강백호는 오는 3월 열리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고, 2021년 기량을 되찾을 수 있다는 KBO 기술위윈회의 긍정적 판단과 기대가 담긴 발탁이라고 볼 수 있다. 올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9~10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있다. 올해는 강백호에게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중요한 시즌이나 다름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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