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선수들이 너무 많아요."
감독 첫 해.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고민에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감독들이 매년 "선수가 없다"고 토로하고 있지만,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에 이 감독의 팔은 안으로 굽었다. 이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고 부상이나 부진이 이어지면 당연히 선수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기를 더 살리고 싶다"고 밝혔다.
단순히 기 살려주기는 아니었다. 올 시즌 두산의 포지션 곳곳에는 치열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특히 내야 키스톤 자리에는 베테랑 김재호를 비롯해 안재석 이유찬 강승호 박계범 이유찬 전민재 등이 각자의 장점을 앞세워 1군 자리 잡기에 나서고 있다.
2021년 팀 내 홈런 1위를 작성했던 양석환 역시 김민혁의 성장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총 9명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외야진 역시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이 감독은 "로하스가 우익수로 나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만 했을 뿐 남은 자리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지금 시점에서 타순을 짤 수 없다"라며 선수들의 경쟁을 더욱 부추겼다.
최상의 화력을 내기 위한 고민이 시작된 가운데 이 감독은 한 자리만큼은 명확히 했다. '잠실 홈런왕' 김재환의 4번 타자 기용이다.
입단 당시부터 남다른 힘으로 기대를 모은 김재환은 2016년 37홈런을 시작으로 거포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2018년에는 44개의 홈런을 치면서 우즈 이후 20년 만에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 중 홈런왕이 됐다.
2018년 44홈런으로 정점을 찍은 김재환은 이듬해 15홈런을 기록하면서 주춤했다. 2020년 30홈런으로 다시 부할하는 듯 했지만, 지난 2년 간은 27개, 23개의 홈런을 쳤다. 여전히 거포로서 위력은 보여줬지만, 기대치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이 감독도 부임 직후 김재환과 면담을 하며 "팀 홈런이 101개더라. 4번타자가 40개를 쳤다면 130개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일찌감치 김재환 부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주장 완장을 허경민에게 넘겨주면서 야구 외적인 부담을 줄였다. 여기에 양의지까지 오면서 타선에는 든든한 '우산'도 생겼다.
이 감독은 "타순에서 고정된 부분은 김재환이다. 김재환이 4번타자로 나가서 살아난다면 굉장한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팀의 키플레이어는 김재환이라고 본다. '김재환을 살려라'가 고토 고지 타격코치에게 주어진 특명"이라고 이야기했다.
시드니(호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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