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FA 외야수 이명기(36)가 우여곡절 끝에 새 둥지를 찾았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는다.
NC 다이노스는 14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선언한 외야수 이명기와 포수 이재용 선수를 한화에 보내고, 한화의 내야수 조현진과 2024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권(전체 61순위)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트레이드에 앞서 NC는 이명기와 계약기간 1년, 최대 1억원(연봉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 계약은 한화가 승계한다.
인센티브 제외한 보장 금액 단 5000만원. 최저 연봉 수준이다. 지난해 연봉 1억7500만원에서 무려 1억2500만원이 삭감됐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통산 타율 0.307를 기록중인 정교함의 대명사.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C등급이란 점에서 손을 내밀 팀이 있을거라 낙관했다. 하지만 상황은 묘하게 흘렀다.
시장 반등은 차가웠다. 권희동과 함께 해를 넘길 때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결국 전지훈련이 시작됐지만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속절없는 시간만 흘렀다.
시즌이 시작되면 미아가 될 위기였다.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 미아는 곧 자칫 은퇴를 의미할 수 있었다.
벼랑 끝에서 한화가 손을 내밀었다. 백의종군 심정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트레이드에 대해 "이명기 역시 NC의 2번타자로 좋은 인상을 받았던 선수였는데 이번 두 선수의 합류로 우리의 내부경쟁이 강화돼 더 좋은 팀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동안 우리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받아왔지만 이제는 리그 내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갖춰나가야 할 시간"이라며 "이번 트레이드가 시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경쟁을 통해 이겨내야만 자신의 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겨우내 독기를 품고 개인 훈련을 충실하게 한 이명기는 여전히 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 많은 3할 타자. 센스 넘치는 상황 대처 능력은 젊은 한화 선수들이 따라갈 수 없다. 이명기가 전매특허인 3할타자로 돌아오면 한화는 '이명기-오그레디-채은성'으로 이어지는 경험 많고 견고한 외야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경험을 쌓은 젊은 외야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이명기는 2021년 한화에서 방출된 뒤 키움으로 이적해 성공신화를 쓴 이용규(38)의 길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용규는 키움 이적 첫해인 2021년 0.296의 타율과 0.392의 출루율로 88득점을 올리며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봉도 1억원에서 4억원으로 FA 시절 몸값과 함께 명예를 회복했다.
이명기 역시 올시즌 3할 타자로 명예회복을 한다면 내년 시즌 몸값 파격 인상이 가능하다. 돈보다 명예회복이 필요한 베테랑 선수의 밑바닥 도전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이명기의 존재감은 쑥쑥 성장중인 한화 젊은 외야수들의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 함께 뛰며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이명기는 조만간 함께 이적한 이재용과 함께 일본 고치에서 진행중인 퓨처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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