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첫 우승 환희에 도취되지 않았다. 짜릿한 선제 결승골로 맨유의 카라바오컵 우승을 이끈 '맨 오브 더 매치(MoM)' 카세미루가 경기 후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언쟁을 펼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텐하흐 감독의 맨유는 27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뉴캐슬에게 2대0으로 완승했다. 전반 33분 프리킥 찬스에서 루크 쇼의 크로스를 카세미루가 머리로 받아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어 6분 만인 전반 39분 베르호스트의 패스에 이은 래시포드의 슈팅이 뉴캐슬 보트만을 맞고 굴절되며 쐐기골이 나왔다. 맨유는 견고한 수비로 이 두 골을 끝까지 사수했고, 짜릿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7년 조제 무리뉴 감독 시절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무려 5년 278일, 약 6년 만에 일궈낸 감격 우승. 올 시즌 부임한 명장 텐하흐 감독 체제에서 첫 우승 트로피다. 통산 여섯 번째 리그컵 트로피, 리버풀(9회), 맨시티(8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이다.
그러나 우승 확정 직후 스카이스포츠 중계 카메라엔 이색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카세미루가 동료 페르난데스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더니 격렬한 제스처로 언쟁을 펼치는 듯한 모습. 이 장면은 2-0으로 앞서던 후반 막판 페르난데스가 추가골을 넣을 기회를 날린 장면에 대한 지적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제이든 산초나 스콧 맥토미니에게 패스를 건넬 찬스가 있었는데 직접 슈팅을 결정했고 이 슈팅은 상대 골키퍼 카리우스의 선방에 여지없이 막혔다. 이미 우승이 확정적인 상황이었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찐 프로' 카세미루는 이 장면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며 '웸블리 우승 스텝'을 준비중인 싱글벙글 페르난데스에게 다가가 왜 패스를 주지 않고 욕심을 부렸는지를 추궁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페르난데스는 카세미루의 항의를 농담처럼 맞받아치며 슈팅 외엔 선택지가 없었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언론과 팬들은 우승에 도취되지 않고, 오직 경기력에 집중하는 맨유 선수들의 프로정신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맨유는 텐하흐 데뷔 시즌 첫 우승과 함께 쿼드러플(4관왕)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텐하흐 감독 역시 부임 후 첫 우승 직후 "맨유가 있어야할 곳은 이곳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말로 트로피 수집 야망을 감추지 않았다. 현재 맨유는 FA컵, 유로파리그에서 모두 살아남아 있을 뿐 아니라 리그에서도 선두 아스널(승점 57)에 승점 8점 뒤진 3위(승점 47)를 달리고 있다. 첫 우승 트로피로 자신감을 한껏 장착한 맨유의 도전은 계속된다. 내달 2일 오전 4시45분 안방에서 웨스트햄과 FA컵 16강전, 6일 오전 1시30분 리그 리버풀 원정을 앞두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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