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독일 스타 플레이어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59) 선임으로 멘붕에 빠진 1인이 있다. 김학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63)이다.
2018년 팔렘방-자카르타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군 김 감독은 이후 코로나 19 사태로 1년 연기됐던 2021년 도쿄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시 대회 8강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김 전 감독은 파울루 벤투 감독 이후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됐다.
올림픽의 아쉬움은 '배움'으로 채웠다. 남미와 유럽 등지를 돌며 현지 구단의 훈련법과 전술 트렌드를 살폈다. 선진 축구를 경험하면서 자신 축구 지식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대한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감독과 고위 관계자들은 교감도 나눴다. 벤투 감독과의 계약 연장 여부가 변수였지만, 이미 지난해 9월 계약기간 이견으로 연장 이슈가 물건너가면서 국내 감독으로 전환될 것이란 예측 속에 내심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용수 위원장이 카타르월드컵 이후 사퇴하고, 협회 내 총대를 멜 고위 관계자가 나타나지 않자 정몽규 협회장은 지난 1월 초 미하엘 뮐러 기술발전위원장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에 선임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또 다시 외국인 감독 체제로 A대표팀을 운영하겠다는 분위기였다. 피지컬 코치를 포함 코칭스태프를 구상하던 김 전 감독은 '멘붕(멘탈붕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다.
그 사이 협회에는 외인 감독을 유지할 명분이 쌓였다. 카타르월드컵 직후 대통령실 초청 만찬에 참석한 선수들 사이에서 차기 감독으로 외국인을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는 것. 지난 4년6개월간 외인 감독 체제에 익숙해진 A대표팀 선수들이 변화를 거부한 것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협회에서 감독을 결정하면 선수들이 그 색깔에 맞춰가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수들의 목소리에 협회가 감독을 껴 맞춘 분위기"라고 비난했다.
협회가 거꾸고 가고 있다. 시스템은 글로벌화 되는데 행정은 밀실 속에서 이뤄지고 후퇴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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