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4년 만이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소재 대동세무고가 2023년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동세무고 축구부 역사는 오래됐다. 1991년 최창국 감독이 창단시킨 뒤 32년간 지속돼 오고 있다. 다만 열악한 환경은 아쉬움이다. 그 속에서도 선수들을 '원팀'으로 만들어 전국대회 준우승이란 결과물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박민서 감독(47)이다.
박 감독은 대동세무고에서 11년째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7년간 코치를 역임하다 2020년부터 감독으로 부임했다. 박 감독이 가장 먼저 신경 쓴 건 역시 '선수 영입'이었다. 박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3년 전 중학교 3학년 선수들을 잘 뽑기 위해 발품을 정말 많이 팔았다. 그 결과 프로 산하 출신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팀을 구성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3년간 축구를 하기 위해 대동세무고로 전학 온 학생은 단 세 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최초 선수 스카우트가 잘 됐다는 증거다. 박 감독은 "교장 선생님께서 3년 전 입학한 선수들 위주로 성적이 났다며 좋아하셨다. 많이 뛰어다닌 보람이 이제서야 나타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박 감독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중점을 둔 건 부상자 방지와 부분 전술 완성이었다. 박 감독은 "그 동안 경기 위주의 동계훈련을 했다면 이번에는 27일간 5경기밖에 하지 않았다. 부상자가 생기기 않게 노력했고, 각 포지션별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고 설명했다.
대동세무고 준우승을 위한 '특급 도우미'도 있었다. 최철우 전 서울이랜드 코치였다. 박 감독은 "고려대 후배인 최 전 코치의 도움을 받아 부분 전술을 완성했다"며 "특히 1m89의 장신 스트라이커 하정우는 최 전 코치의 원포인트 레슨 효과를 제대로 봤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이 붙으니 스피드가 더 빨라지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 동안 박 감독이 대동세무고 지휘봉을 잡은 뒤 전국대회 최고 성적은 8강이었다.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의 격차가 컸다. 로테이션을 할 수 없다보니 8강이 한계였다"는 것이 박 감독의 고백이었다.
사실 축구부 환경을 살펴보면 8강까지 올랐던 것도 대단한 성적이다. 서울 시내 소재 고교 축구팀 중 유일하게 운동장이 '맨땅'이다. 게다가 축구장 규모도 기본 규격이 아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는 "이전에는 외부 운동장을 빌려서 훈련했다. 그래도 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2025년에는 인조잔디를 깔아주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판타지 스타' 안정환과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서 함께 뛰었다. 대학교는 달랐지만 안정환과 친분을 유지해온 박 감독은 "지난해 이맘 때 정환이 형이 유튜브 수익금으로 우리 학교 선수 한 명을 도와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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