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해말 야구 대표팀 기술위원회가 한국계 메이저리거들의 WBC 합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야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우려가 존재했다.
당시 기술위원장이었던 염경엽 현 LG 트윈스 감독이 직접 미국에서 여러 한국계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들 중 누가 합류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는 힘들었다. 기술위원회가 우선적으로 원했던 포지션은 야수보다 투수다. 현재 WBC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투수들 중에서도 젊고 좋은 자원들이 많지만,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한국계 투수가 합류할 수만 있다면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가뜩이나 이번 대회는 참가국들이 화려한 선수단을 꾸릴 것이라는 예고를 미리 해왔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 역시 빅리거 투수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계 투수 승선은 어려웠다. 유력 후보들이 여럿 있었으나 팀내에서의 입지가 아직 확실치 않아서, 다음 시즌이 워낙 중요해서, 혹은 개인사나 최근 부상 이력 등을 이유로 정중히 고사했다. 결국 야수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회의적인 시각도 일부 있었다. "승선이 유력한 한국계 야수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어렵게 데리고 오는데 오히려 외국인 마인드로 팀 분위기를 흐리는 것 아니냐. 대표팀은 '원 팀'이라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토미 현수 에드먼은 대표팀 전력 향상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 꼽혔고, 최종적으로도 에드먼 혼자만 WBC에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나가게 됐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크게 작용했지만, 기술위원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도 '에드먼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드는 실력의 선수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외가 친척들의 영향을 받아 한국 문화에 익숙한 것 역시 사실이지만, 에드먼은 이번이 생애 첫 한국 방문일 정도로 실제 '진짜' 한국을 경험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대표팀 합류 직전, 세인트루이스 캠프에서 만난 한국 취재진에게도 한국어 표현이나 한국에 대한 정보 등 자신이 궁금한 여러가지를 적극적으로 물어보며 준비를 착실히 했고, 대표팀 합류 이후에도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모습이다. '나는 미국에서 자란 메이저리거'라는 불편한 기류 없이, 원래부터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만큼 정중한 태도로 함께 하고 있다.
아직 성패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에드먼의 합류가 그동안의 모든 우려를 기우로 바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야구 대표팀 사상 첫 외국인 선수'라는 기록이 긍정적으로 보이는 효과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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