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강원도의 힘.'
K리그1 강원FC는 2023시즌 초반 우울하다.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연패, 무득점이다. 무패 행진으로 출발했던 작년과 반대다. 설상가상으로 토종 스트라이커 이정협마저 부상으로 장기간(6주) 이탈했다. 큰 부상으로 2022시즌을 거의 통째로 쉬었던 디노가 아직 정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는데도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 공격 자원이 부족해서다.
그렇지 않아도 강원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5+1명)를 다 채우지 못하는 등 뚜렷한 전력 보강을 못한 채 2023시즌을 맞이한 터라 천하의 승부사 최용수 감독의 고민도 깊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낙담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울한 그라운드 안과는 달리 밖에서는 든든한 '강원도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의기소침한 선수단에 '중꺾마' 정신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강원 팬들의 열기다.
그동안 '불모지'라 불려왔던 강원에서 팬들의 관심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와의 홈 개막전. 구단과 선수단은 경기장 분위기에 입이 쩍 벌어졌다. 이날 입장 관중은 6199명. 유료 관중 집계를 도입한 2018년 이후 강원 홈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다. 종전 최다 기록(5823명·2019년 8월17일 수원 삼성전)을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중 입장이 제한됐던 2020∼2021년을 제외하더라도 축구 관심이 시들했던 강원 지역 특성상 1000명대 듬성 듬성 관중석에 익숙했던 강원 프런트들은 꽉 들어찬 경기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MD 상품 판매도 급증했다. 구단에 따르면 홈 개막전 하루 동안 MD 상품 판매 실적은 작년 평균 판매액의 5배, 작년 최고 판매액의 2.5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 9월 여름 반등에 성공하며 김대원-양현준이 스타덤에 올랐을 때 최고 매출액이 1300만~1500만원 정도였다.
구단 관계자는 "사인볼, 머플러, 어린이 사이즈 유니폼 등은 준비한 수량이 모두 품절됐고 선수단 등번호 마킹지, 휠라 바람막이 등도 완판 직전까지 갔다"고 말했다.
경기장 주변 각종 푸드트럭을 운영했던 지역 소상공인 사장님들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몰려오는 손님에 화장실에 가지 못할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월등히 달라진 대목을 누렸다고 한다.
구단 측은 "장외 행사장과 티켓박스는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여는데 이날은 3시간여 전부터 팬들이 몰려와 달라진 열기를 실감케 했다"며 웃었다.
이처럼 달라진 열기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강원 선수단이 지난 2년간 보여 준 투혼과 결과 때문이다. 강원은 지난 2021시즌 말 최용수 감독을 영입한 이후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기적같은 역전 잔류극을 선사했고, 곧바로 2022년에는 상위 스플릿에 오르며 변방팀의 돌풍을 일으켰다. 강원 주민들의 호기심, 잠자고 있던 축구 열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개막전을 찾은 곽모씨(39·회사원)는 "2년전 간신히 잔류했을 때 사실 '운이 좋았거니' 했는데 작년에 불가능이라 여겼던 6강까지 가는 걸 보고 다시 축구장을 찾게 됐다"면서 "졌지만 우승팀 울산에 '0대1'이라는 스코어, 경기 내용에서는 아쉽지 않다. 승패를 떠나 응원하는 팬들이 있으니 선수들이 다시 힘을 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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