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체 남은 2경기는 어떻게 치를 수 있을까. 모두에게 너무 잔혹한 결과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예선 B조 일본전에서 4대13으로 졌다. 대패, 참패다. 경기 초반 다르빗슈 유를 무너뜨리면서 양의지의 선제 투런 홈런과 이정후의 적시타로 3-0 리드를 잡기도 했지만, 마운드가 무너졌다. 대표팀 투수들이 줄줄이 제구 난조로 실점하면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결국 콜드게임 패배까지 간신히 막았다. 호주전에 이어 일본전까지 대회 개막 후 2연패다. 현재 한국은 같은 2패 중국과 B조 최하위인데, 일본전 실점이 많아 실질적으로는 중국보다 아래다.
호주전은 이겼어야 했다. 대표팀은 호주에 7대8로 졌다. 전력상 한 수 아래라고 봤고, 실제로 모든 성적과 평가가 한국이 호주보다 높았지만 막상 실제 해보니 만만치 않았다. 투수 운영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호주를 상대로 패한 것이 너무 큰 결과를 불러을이켰다. 호주전을 이겼다면 일본전에 들어가는 선수들의 부담감도 덜했을 거고, 2패가 아닌 1승1패로 조 2위를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호주전 패배가 미친 데미지가 너무 큰데다 한일전은 9점 차로 지면서 자존심이 완전히 박살났다.
대표팀 분위기는 물론이고 대회를 열심히 준비해 온 KBO, 일본 현지에 있는 한국 취재진, 방송 관계자들까지 분위기는 최악이다. 모두에게 힘이 빠지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아직도 경기가 남아있다는 사실. 대표팀은 11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오는 12일 오후 12시 체코와 맞붙고, 13일 오후 7시 중국과 경기를 한다. 13일까지 경기를 해야 8강 진출팀이 최종적으로 가려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혹시나' 체코가 호주를 꺾는다면, 호주가 자멸하는 변수가 발생한다면 한국이 8강에 진출할 확률 역시 희박하지만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호주전 충격패와 한일전 대패로 최악으로 가라앉은 대표팀 분위기가 어떻게 살아날 수 있느냐다. 실제로 본 체코, 중국의 저력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체코는 예상보다 좋은 투수들이 있었고, 중국은 공격에서 끈질긴 집중력을 가지고 있었다. 모두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전력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그들의 야구를 보니 '생각보다 야구의 세계화는 멀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저력이 있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체코, 중국을 상대할 한국 대표팀이 과연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걱정이다.
혹시나 앞선 경기의 영향을 받아 체코, 중국전에서도 졸전을 펼친다면. 그 다음에 미칠 후폭풍은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감도 더욱 커졌고, 모든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이강철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분위기도 좋을리 없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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