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과가 이렇다고 추신수, 안우진을 소환한다고?
도쿄에서 한 없이 추락한 한국 야구 대표팀. 호주, 일본에 연패하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부터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 수억원,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우물안 개구리'였음이 여실히 드러나자, 야구팬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감독, 선수들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당연히 할 수 있다. 호주전에 올인하지 못한 전략, 유연하지 못했던 투수 교체, 부진한 메이저리거 테이블세터에 대한 맹목적 믿음 등은 충분히 지적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결과에 따라 그런 부분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게 프로 감독, 선수들의 숙명이다.
그런데 처참한 결과를 냈다고 해서, 추신수와 안우진을 언급하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일부 언론들에서는 '추신수가 맞았다', '안우진을 뽑았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철저히 결과론, 그리고 여론에 기댄 무책임한 일이다.
이번 대표팀은 출항도 전에 추신수, 안우진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리그 최고 투수라는 안우진을 뽑지 않았다. 학교 폭력 문제 때문이었다. 이를 추신수가 작심 비판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뭇매를 맞았다. 안우진을 옹호할 수는 있지만, 이강철 감독과 야구 선배들을 싸잡아 나쁜 사람들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국가대표 '먹튀' 논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해명도 내놓지 못했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이냐고 했는데 이번 대표팀을 보면 두 사람 외 많은 투수들이 세대교체 명목으로 젊은 선수들이 합류했다.
그 때는 여론에 기대 추신수가 잘못됐고, 안우진은 뽑혀서 안된다고 하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니까 추신수가 맞다고 한다면 이게 과연 정당한 비판일까. 이미 그 때 정리된 일이었다. 이런 일이 벌어질 걸로 예상했다면 그 때 더 강력하게 추신수를 지지하고, 안우진 선발을 주장했어야 했다. 당시에는 두 사람을 비난하다 이제 와서 두 사람을 다시 소환하는 건, 그저 기사 조회수를 늘리려는 얄팍한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에 없는 실망스러운 경기에 욕먹어도 싸지만 이미 그로기 상태에 빠진 상대를, 두 번 죽이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도쿄 참사를 들여다보면, 김광현 양현종이 있고 안우진의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한국 야구 국제 경쟁력 자체의 문제다. 세월이 흐르며 야구 변방이라던 국가들의 수준은 올라온 반면, 한국 야구는 발전보다 퇴보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세대 교체를 외쳐 선발은 구창모, 이의리, 김윤식, 원태인, 곽 빈, 정철원 등이 일본을 상대로 제대로 공도 던지지 못한 게 현실이다. 만약 김광현과 양현종이 호투했는데, 젊은 투수들이 경기를 망쳤다면 '역시 김광현, 양현종'이라고 했을 걸 생각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안우진이 있었어도 힘들었을 전력, 분위기였을 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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