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골키퍼 변수'는 또 다시 현실이었다. FC서울은 지난 겨울 양한빈(세레소 오사카)을 떠나보냈다. 대체자로 2부 리그인 부천FC에서 뛰던 최철원을 영입했다. 1m94의 장신 골키퍼인 그는 2016년부터 부천에서 활약하다 올해 처음으로 1부 무대를 밟았다. 1, 2라운드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아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12일은 '그의 날'이 아니었다. 치명적인 실수로 '승점 3점'을 헌납했다.
1-1로 균형을 이룬 후반 42분이었다. 서울 수비수 김주성이 최철원에게 백패스했다. 규정상 의도적인 백패스는 볼을 손으로 잡을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울산의 아타루가 쇄도하자 뭔가에 홀린 듯 볼을 잡아버렸다.
주심은 간접프리킥을 선언했다. 최철원은 찰나의 실수를 만회해야 했지만 볼까지 아타루에게 줘 버렸다. 아타루는 서울 선수들이 정비를 하기 전 곧바로 마틴 아담에게 패스했다. 마틴 아담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옆으로 흘렀고, 이청용이 해결했다. 승부의 마침표였다.
'디펜딩챔피언' 울산 현대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라운드에서 2대1 역전승했다. 3경기에서 전승한 울산은 승점 9점으로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서울은 2승 후 올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두 팀은 전반에는 침묵했다. 후반 불을 뿜었다. 선제골은 서울의 몫이었다. 나상호는 후반 7분 이태석의 땅볼 크로스를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연결, 골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기쁨은 2분도 못 갔다.
올 시즌 울산으로 돌아온 주민규가 마침내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바코의 크로스가 기성용의 발끝에 걸렸는데 주민규를 향한 패스가 돼 버렸다. 주민규는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이 첫 직관한 K리그에서 '골'로 시위를 했다. 그는 2021년 제주에서 22골을 터트리며 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아 논란이 됐다.
벤치의 명암도 극과 극이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지난 두 경기보다 오늘 경기가 훨씬 좋아졌다. 첫 번째 실점에서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상대의 실수에 대해선 "순간적인 판단으로 바로 전환해 득점한 우리 선수들이 플레이가 영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서울 안익수 감독은 "미팅을 해야겠지만 경기 중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최선을 다해 더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것 같다"며 "아쉬운 결과를 얻었지만 열심히 노력한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주민규는 부담을 털어냈다. 그는 "매경기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울산 이적 후 포인트가 없어 미안했다. 그런 부담감이 오늘 골로 앞으로 경기하는데 있어 가벼운 마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반색했다.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의 관전에 대해선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딱 모아놓고 팀 플레이에 더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이야기했다. 팀 플레이를 잘 하면 모두가 대표팀에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아차 싶었다. 팀 플레이만을 생각했다. 슈팅 한 번 더 때려야지하는 생각도 사라졌다. 그래서 골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운이 됐든, 실수가 됐든 승점 3점을 갖는 팀이 강팀"이라고 밝힌 주민규는 마지막으로 "울산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많이 챙겨봐 주셨으면 한다. 나도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해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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