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배드민턴이 독일오픈에서 거둔 '숨은 소득'이 있다. 한국의 강세 종목인 여자복식에서 무한 경쟁 체제를 본격 가동하자마자 청신호를 밝힌 것이다. 그 중심에는 젊은 기대주 백하나(23·MG새마을금고)가 있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은 이달 초 유럽투어를 떠나기 전 내년 파리올림픽까지 장기 플랜으로 여자복식 3개조 경쟁 체제를 가동한다면서 "백하나를 주목하라"고 선언한 바 있다.
무한 경쟁의 첫 시험무대가 13일 마감한 독일오픈(슈퍼 300)이었다. 백하나는 베테랑 선배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와 함께 파란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동안 국내 여자복식 1, 2인자로 군림했던 팀을 잇달아 물리친 데 이어 결승에서는 세계 정상급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본격적으로 짝을 이룬 지 3개월여 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등극하는 고속 성장을 보인 것이다.
세계랭킹 32위 백하나-이소희는 8강전에서 세계 4위이자 국내 1인자인 김혜정(25·삼성생명)-정나은(23·화순군청)을 2대1로 돌려세웠다. 이어 준결승에서 또 '집안대결'이 성사되자 세계 7위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 조를 2대0으로 완파했다.
이처럼 승승장구한 백하나-이소희는 결승에서 압권이었다. 결승 상대는 세계 2위의 강적 마쓰야마 나미-시다 지하루(일본). 주변에서는 결승에 오르기까지 대표팀 내부 경쟁 체제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였지만 예상을 뒤엎고 2대0(21-19, 21-15) 완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김 감독은 현재 여자복식 조 주축 선수들의 나이로 볼 때 백하나가 미래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백하나에게 이유림(23·삼성생명)과 이소희 등을 번갈아 파트너로 붙여 테스트를 거친 결과 이소희의 노련미와 백하나의 파워가 뭉쳤을 때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감독이 이번 독일오픈을 시작으로 전영오픈(14~19일), 스위스오픈(21~26일), 스페인마스터즈(3월28일~4월2일)로 이어지는 4개국 유럽투어에서 백하나-이소희 조를 풀타임 출전시키는 것도 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현재 세계 랭킹에서 크게 앞서 있는 김혜정-정나은, 김소영-공희용 조에게도 자극을 줘 무한 경쟁 상생 효과를 기대한다는 게 김 감독의 포석이다.
한국은 이번 독일오픈에서 두 번째 숨은 소득, 남자복식의 부활 희망도 확인했다. 최솔규(국군체육부대)-김원호(삼성생명)가 서승재(국군체육부대)-강민혁(삼성생명)과 접전 끝에 2대1로 승리한 것.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고전을 겪어오던 남자복식이 결승 집안대결을 한 것도 고무적인 데다, 지난 2021년 11월 종전 최솔규-서승재, 김원호-강민혁 조합에서 맞바꾸기 변화를 시도한 이후 첫 금메달이다.
김 감독은 "이번 유럽투어 동안 백하나-이소희의 세계랭킹을 최대한 끌어올려 다가오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가져갈 '카드'를 늘려놓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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