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베어스 불펜 구성. 오른손 투수 중심이다.
우완 정통파 김강률 정철원 홍건희 이형범에 사이드암스로 박치국 고봉재 등이 있지만 좌완이 부족하다.
두산 이승엽 감독의 필승조 구상은 현재진행형.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대략적인 구상은 있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며 최종 구상까지는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2년 차 좌완 투수에 대한 언급을 했다. 지난해 1차지명 투수 이병헌이었다.
이 감독은 "좌완 투수는 저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병헌 선수는 조금 더 중요한 상황에서 조금 더 보려고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대포알 구위였다.
이 감독은 "어제 트랙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초속이 146㎞인데 종속이 147㎞더라. rpm(회전수)도 많이 나와서 타자들이 치기 좀 까다로울 것 같다. 제구만 조금 가다듬으면 좋은 투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종속이 초속을 앞서는 건 드문 경우다. 어지간한 일에 덤덤한 레전드 사령탑 조차 놀랄 만한 수치다. 그만큼 회전수와 공을 때리는 힘이 좋아 타자 앞에서 떠오르는 듯한 착시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병헌은 13일 사직 롯데전에 이어 14일 창원 NC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최고 148㎞의 공은 디셉션과 볼끝이 결합해 체감 속도를 높였다. 좌타자 몸쪽을 파고 드는 내추럴 투심과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의 무브먼트도 좋다. 빠른 공과 결합하면 좌타자 킬러가 될 공산이 크다.
과제도 있다. 꾸준한 밸런스 유지다.
NC전에서 1사 후 김한별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김성욱 타석에서 밸런스가 살짝 흔들리며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다. 확실하게 빠지는 볼을 줄여야 안정감에 대한 벤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와일드한 측면은 때론 장점이 될 수 있다. 포수가 어려운 만큼 타자들도 타이밍 잡기가 어렵다.
이승엽 감독도 "요즘에는 너무 얌전한 품은 타자들이 볼 때 위협감이 없을 수 있다. 좌타자들이 볼 때 공략하기가 좀 까다로운 폼이다. 팔도 쫙 떨어지기 때문에 공이 휘어져 들어와서 저는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수술 후 몸 상태는 크게 문제 없으니까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고 긴급한 상황에서 잘 이겨내면 팀의 중요한 투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베테랑 장원준과 5년차 김호준, 2년차 이병헌 등 좌완 불펜투수들을 두루 테스트 하고 있다.
그중 막내 이병헌이 필승조에 가장 근접해 있는 상황. 프로 지명 전인 서울고 3학년 시절 1년 재활이 필요한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음에도 두산이 1차지명 카드를 던지고 기다려 줬을 정도의 특별한 재능. 2023 시즌은 그 결단에 대한 보상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두산 베어스의 불펜의 좌완 가뭄을 해소해줄 오아시스 같은 존재. 이병헌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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