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00년생, 올해 만 23세에 불과한 무라카미 무네타카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간판 타자이자,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그는 22세였던 지난해 56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NPB 역대 단일 시즌 일본인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주인공이다. 데뷔 때부터 거포로 주목받았던 무라카미는 야쿠르트의 '프랜차이즈 스타'일 뿐 아니라 홈런 신기록으로 전 일본의 사랑을 받는 선수로 거듭났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이번 WBC 4번타자로 주저 없이 무라카미를 선택했다. 하지만 홈런왕의 위엄이 보이지 않았다. 연습 경기때부터 타격감이 매우 좋지 않았던 무라카미는 WBC 개막 이후로도 헤맸다. 첫 안타가 무려 세번째 경기만에 나왔다.
한일전에서도 일본이 한국에 13대4로 대승을 거뒀지만, 무라카미는 나 홀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광현의 공에도 손도 못 써보고 삼진을 당했다. 결과가 좋지 않자 자신감마저 무너진 모습이었다. 이강철 감독도 무라카미와의 승부 상황을 두고 "그 타자의 타격감이 워낙 좋지 않아서 땅볼을 유도해 병살을 잡으려고 했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일본 팬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4번타자로 줄곧 출장하는 무라카미가 침묵하자 "저 녀석 빼버려야 한다"는 비난도 했다. 경기가 열린 도쿄돔 관중석에서도 무라카미가 삼진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날 때마다 고함이 여기 저기서 터질 정도였다. 일본 대표팀이 잘 하더라도, 국가대표 4번타자에 대한 기대치는 꺾을 수 없어 보였다.
조별리그 내내 무라카미 4번을 고집했던 구리야마 감독도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는 마침내 변화를 줬다. 16일 열린 8강전에서 무라카미는 5번타자로 나섰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4번으로 나섰다. 변화를 시사했다.
그러자 무라카미가 살아났다. 그는 이탈리아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초반 승기를 가져오는 1타점 2루타가 터졌을 때 도쿄돔 전체가 열광했다. 다음 이닝 무라카미가 3루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에 나가자, 관중석에서는 "무라카미"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마침내 타격감이 살아난 그를 향한 환호였다.
무라카미까지 살아나면 일본 타선은 거를 순번이 없어진다. '리드오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라스 눗바부터 곤도 겐스케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 그리고 대회 내내 타격감이 좋은 요시다, 오타니 쇼헤이, 무라카미가 꾸리는 중심 타선. 이들을 거르더라도 바로 뒤에 8강전에서 무려 5타점을 올린 절정의 감을 선보이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타자 오카모토 가즈마가 있다.
이번 대회 모든 참가팀을 통틀어 가장 완벽한 투타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일본이다. WBC 우승을 노리는 일본의 야심.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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