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저 선수 누구야? 콜로라도에 저런 투수가 있어?"
콜로라도 로키스의 육성 총괄 크리스 포브스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십수개의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내용은 모두 같았다. 도대체 '3404억원(8년 2억 6000만 달러)의 사나이' 놀런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3구삼진으로 잡는 저 강속구 투수가 누구냐는 것.
최근 열리고 있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1라운드, 미국이 6대2로 승리한 영국전이 화제의 발원지였다.
이 경기 8회말, 영국은 마이클 피터슨이란 투수를 등판시켰다. 마이너리그에서 8년간 잔뼈가 굵은 투수였지만, 어느덧 나이는 28세로 유망주라기엔 다소 많은 나이가 됐다. 그 사이 더블A조차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피터슨은 최고 100마일(161㎞) 직구를 거침없이 꽂으며 아레나도를 삼진 처리했다. 1이닝 무실점 1볼넷. 2015년 신인드래프트 17라운드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은 이래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피터슨은 미국전 외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영국은 콜롬비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1승3패로 조별리그 C조 꼴찌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하지만 피터슨의 등장에 MLB닷컴은 '들어본 적도 없는 28세 투수가 던지는 100마일을 본적 있나'라며 당혹감을 숨기지 않았다. 포브스에게 '저 선수 누구냐'는 연락이 쇄도한 이유가 있다.
더블A 이하 레벨에서도 들쭉날쭉한 성적을 보면 전형적인 '공만 빠른 유망주'다. 데뷔 초엔 선발 기회도 주어졌지만, 2018년 이후로는 불펜에 고정됐다. 그나마도 2021년에는 토미존 수술(팔꿈치 내측인대 수술)을 받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는 피터슨과 재계약을 하며 팀에 남겨놓았다. 포브스를 비롯한 콜로라도 육성진이 인정한 매력 만점의 직구를 WBC라는 큰 무대에서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포브스는 "스트라이크존만 잡힌다면, 불펜에서 자기 역할을 할 선수"라고 평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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