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코트 안에서는 냉철하다 못해 '냉혈한' 같은 승부사다. 승리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철저하게 계산한 뒤 선수들을 독려하고, 수많은 변수를 제거한다.
그를 보면 코트에서 웃는 경우가 별로 없다. '불만족스러운' 그의 표정은 우리은행 경쟁력의 원천이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디테일하게 조율하고,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명실상부한 여자프로농구 최고 사령탑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52).
그런데 의외로 눈물이 많다. 특히 4년 전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가 은퇴할 당시 위 감독은 인터뷰 장에서 오열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기가 끝난 뒤 BNK 박정은 감독과 악수할 때 그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우리은행이 또 다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5년 만이다.
위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 6연속 우승을 할 때는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해 이런 마음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PO를 거치다보니 훨씬 기쁘다.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시즌 전 강력한 결단을 내렸다. 김소니아를 신한은행에게 주고 김단비를 데려왔다.
위 감독은 "김단비를 영입하면서 부담이 됐다. 김단비도 부담이 됐고, 나도 많은 부담이 있었다. 결과가 잘 나와서 정말 다행이다. 그런 부담감을 내려놔서 상당히 기쁘다"고 했다. 또 "김정은은 가장 중요할 때 최고참으로 모범이 됐다"며 "박지현도 생각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본인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잘 참고 이겨냈다. 더 대성할 수 있는 선수다. 김단비와 김정은이 잘했지만, 나에게 최고 MVP는 박혜진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힘들다고 하지 않고 모든 헌신을 다했다"고 했다.
그는 "우승은 운이 좀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혜진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이었는데, 운이 좋게 브레이크 기간이 걸렸다. 사실 정규리그 우승도 쉽지 않았을텐데, 그런 운도 뒷받침이 됐다"고 했다.
위 감독은 BNK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박지수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BNK가 치고 올라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소희가 저렇게까지 성장할 지는 몰랐다.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 2차전도 김한별이 부상이 아니었다면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베테랑들이 많기 때문에 경기의 피로도를 무시할 수 없었다. BNK 선수들이 정말 많이 성장했고, 마냥 어리게 보이지 않는다. BNK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은행 우승 세리머니의 트레이드 마크는 '구타 세리머니'였다. 한 시즌 위 감독에게 많은 질책을 받은 만큼, 우승 직후에는 선수들이 마음껏 위 감독을 밟게 해 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뿅망치와 물총을 맞았다.
위 감독은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때리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날은 어떤 세리머니를 하든지 좋다"고 했다. 인터뷰장에 들어오면서 웃 매무새를 고쳐입은 위 감독은 "살다살다 별 세리머니를 다하네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우선 감사하다. 시즌이 끝났으니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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